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2월 15일] 2세 경영인에 힘찬 갈채를

경기도 안산의 시화공단에 위치한 보성열처리의 이준호 대표는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을'생계형 최고경영자(CEO)'로 비유하곤 한다. 그가 비록 30대 중반의 2세 경영인이기는 하지만 중소기업을 경영하다 보니 하루하루 회사를 꾸려가기도 쉽지 않은 어려운 처지라는 뜻이다. 그는 과거 학창시절 방학 때는 물론 군대에서 휴가 나왔을 때조차 생산라인에 들어가 땀을 흘리며 직접 일을 배웠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숙명처럼 사업체를 물려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한때 방황의 시기를 보냈던 적도 있었다고 기자에게 털어놓았다. 그런 이 대표에게도 자신도 모르게 기업가의 피가 흐르고 있었던 모양이다. 올해 8년차 경영자인 그는 요즘 주변의 2세 경영인들과 공동으로 벤처기업을 창업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우리 산업계에서도 창업자들의 고령화 현상과 가업승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창업주의 평균 나이는 60~70세로 일본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고령화 속도는 훨씬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자녀 세대에게는 '힘들고 귀찮은'제조업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창업주들과 가업 승계를 꺼리는 예비 2세 경영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후계자가 없어 줄폐업에 나서고 있는 일본 기업들의 사례가 한국에서도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의식해 2세 경영인을 지원하는 등 나름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냉대와 차별이 여전한 현실에서 2세 경영인들에게 무조건 가업승계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2세 경영인들을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고 그들의 사기를 북돋워주고 제대로 기업을 일궈나갈 수 있도록 튼실한 경영환경을 갖춰주는 것이 급선무다. 지금도 헝그리 정신으로 버티며 기업가 정신을 되살려보겠다고 분투하는 수많은 '생계형 CEO'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