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불리한 자의 특권

제9보(101~120)



이세돌은 계속해서 암중모색을 하고 있다. 백6을 보고 서봉수9단이 빙그레 웃었다. "노림수라는 노림수는 다 시도해 보는구먼." 이영구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흑7로 튼튼하게 연결했다. 현명한 처사였다. 참고도1의 흑1로 받는 것은 백2 이하 10으로 끊어져 중앙의 흑대마가 위험하게 된다. 백8,10은 격렬하게 공격하는 것을 보고 다시 서봉수9단이 껄껄 웃었다. "불리한 자의 특권이야. 자기의 약점은 조금도 돌보지 않아. 방어는 전혀 없고 무조건 펀치를 휘두르는 것이지."(서봉수) 이영구는 백이 던질 곳을 찾고 있다고 생각했다. 상대는 눈을 감고 무조건 펀치를 휘두르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피니시블로를 날려 상대를 잠재우는 것이 상책이다. 이영구는 드디어 칼을 뽑기로 했다. 흑11로 나가 흑13으로 끊은 이 수순. 이영구는 이것으로 우하귀의 백을 잡았다고 생각했다. 그가 머릿속에 그린 그림은 참고도2의 백1 이하 백5였다. 그러나 상대는 그 그림대로 두어주지 않았다. 백14로 호구를 치는 것이 아닌가. 찬찬히 들여다보니 수상전이 만만치 않다. 당황한 그는 흑15 이하 19로 수상전의 모양을 만들고 보았는데…. "우하귀의 백은 죽지 않습니다. 승부가 아리송하게 됐어요."(김성룡9단) 복기때 이세돌은 흑19로 15의 왼쪽에 찔러야 했다고 지적했다. 백은 19의 자리에 잡는 도리 밖에 없는데 그때 흑이 두텁게 한 수 더 보강을 했으면 흑이 편한 바둑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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