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무디스 등급 오류 美 당국 수사 나서

기술적 조작·사실은폐 혐의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컴퓨터 에러로 등급 책정 오류를 빚은 데 대해 미국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처드 블루멘털 커네티컷주 검찰총장이 이날 무디스가 채권등급을 과대평가한데 대한 기술적 조작 가능성과 사실 은폐 혐의를 집중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찰스 슈머 미 상원의원은 이에 대해 면밀히 수사가 진행될 것을 촉구했으며 혐의가 사실로 인정될 경우 무디스에 벌금 등의 적법한 처벌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디스의 이번 사태는 ABN암로가 개발한 40억달러 상당의 파생상품이 컴퓨터 오작동으로 인해 최고등급 수준인 ‘트리플A(AAA)’로 과대평가됐다가 가치가 급락하면서 벌어졌다. 수사의 핵심은 무디스가 과평가된 채권들의 등급을 즉시 수정하지 않고 이를 감추려고 했는지의 여부다.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미 지난해 초 신용파생상품인 고정비율부채증권(CPDO)의 등급이 4단계나 높이 매겨져 있다는 오류를 알고 있었다는 것. 이번 일로 무디스의 주가는 9년만에 최저치로 미끄러졌다. 21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무디스 주가는 16%(주당 6.99달러)나 급락해 주당 36.91달러에 마감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는 입수된 무디스의 내부문서에서 고평가된 채권들이 재등급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임의적으로 조작됐다는 가능성이 담긴 내용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커네티컷주 당국은 무디스의 오류소식이 표면화하기 전에 이와 관련한 정보를 입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멘털 검찰총장은 “다만 수사 방향을 잡기 전에 이번 의혹에 고의성 협의를 포함할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요구됐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함께 서브프라임과 연계된 금융상품들의 등급을 과대평가해 시장위기를 초래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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