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철거 판결 난 강남 오피스텔에 경매열기 왜?

'고위험·고수익'식 투자 노리고 역삼이스타빌 20가구 대거 참여<br>감정가 비하면 거의 공짜에 낙찰<br>철거강행땐 소유권 날아갈수도

철거 위기에 놓인 강남의 한 오피스텔 빌딩의 빈 오피스텔을 낙찰 받으려는 경매 투자자들이 몰려 눈길을 끌고 있다. 전형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투자다. 해당 물건인 역삼동 '역삼이스타빌' 전경.

'서울 강남 한복판의 40㎡형 새 오피스텔이 5,500만원(?)' 지난 7일 서울 중앙지법에서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역삼이스타빌' 오피스텔 20가구가 대거 경매에 부쳐져 눈길을 끌었다. 이중 40㎡형(공급면적) 10가구가 경매에 붙여져 최저 5,478만원에서 최고 5,713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오피스텔의 감정가는 1억5,400만원. 감정가가 3억2,200만원에 달하는 87㎡형도 4가구가 나와 9,285만~1억2,363만원 사이에서 모두 낙찰됐다. 6가구가 매물로 나온 97㎡형은 5가구가 1억1,100만~1,4222만원에 소유권이 넘어갔다. 97㎡형의 감정가는 3억7,100만원. 현재 강남권에서 87㎡이 5억~6억원 사이에서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거의 공짜로 물건을 주운 셈이다. 하지만 이 오피스텔이 '대박'이 날 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잘못하면 오히려 '깡통'이 될 수도 있는 비밀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투자다. 이 오피스텔은 지난 2008년 10월 법원으로부터 철거 판결이 내려진 물건이다. 아직 사용승인도 받지 못해 지난 2005년 완공 후 5년 째 텅텅 비어있다. 설령 오피스텔을 낙찰 받아도 실 입주는 물론 세도 내줄 수 없는 형편이고, 또 언제 건물이 헐릴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 오피스텔의 '비극'은 지난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인버런처'라는 시행사 분양하던 이 건물은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채권자들에 의해 공매로 넘어가게 됐고, 2007년 ㈜햄튼이 토지 소유권만 따로 떼어 내 50억원에 입찰 받았다. 그 사이 빌딩에 대한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시공사 이수건설은 이 건물에 112억원의 유치권을 걸어놨다. 토지와 건물의 소유주가 갈린 셈이다. 시공사는 낙찰자들이 공사 대금(가구 당 3억~4억원)을 내야 한다는 입장이고 땅 주인은 이 건물이 철거될 때까지 가구 별로 부당이득에 대한 이자로 매달 80만원 가량을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만 보고 투자에 뛰어든 낙찰자 입장에서는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는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매에 뛰어든 것은 건물이 헐리지 않는다는 확신아래 오피스텔 소유권을 무기로 공사대금과 땅값을 깎으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건물이 헐리면 소유권은 휴지가 될 수있다. 한 경매전문가는 "이런 경매 물건은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의 전형적 사례"라며 "막상 철거까지 이어질 확률은 크지 않겠지만 실제 수익을 내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땅의 소유주인 햄튼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몇 년째 땅을 묵혀두고 있어 손실이 매우 크다"며 "철거에 대한 법적 하자도 없어 철거를 강행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