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나로텔, 두루넷 인수시 통신시장 전망

초고속인터넷 KT-하나로텔 양강체제…LG 통신사업 전반에 영향미칠 듯

하나로텔레콤[033630]이 15일 두루넷 매각입찰에서 경쟁사인 데이콤[015940] 컨소시엄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향후 유선 통신업계의 시장구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인수가격의 5%를 이행보증금으로 내고 양해각서(MOU)를 맺은 다음 실사를 거쳐 내년 1월13일께 본계약을 하게 된다. 하나로텔레콤이 120만명으로 추산되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흡수하게 되면 점유율이 23%에서 34%로 높아져 1위 업체인 KT(점유율 51%)와의 격차를 상당부분 좁히게 된다. 여기에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등 부가통신사업자들과의 협력을 공고히 할경우 KT에 상당히 부담스러운 존재로 급부상할 수도 있다. 이는 데이콤, 온세통신 등이 미미한 시장점유율을 자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구도가 KT 대(對) 하나로텔레콤의 양강 체제로 확실하게 재편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하나로텔레콤이 두루넷을 차지하게 되면 파급효과는 단순히 초고속시장차원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조만간 LG그룹의 통신사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무선 시장쪽으로도 파장이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LG그룹 통신사업에 미치는 영향 = 이같은 예상에 따르면 우선 LG그룹 계열의3개 통신업체중 하나인 파워콤이 이번 입찰결과로 인해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 매출의 4분1(지난해 기준)이상을 하나로텔레콤과 두루넷에 망을 빌려주고 임대료를 얻는 데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로텔레콤이 두루넷을 인수하게 되면 파워콤은 매출에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만일 하나로텔레콤이 자체적으로 망을 구축해 사업에 나선다면 파워콤은 지난해기준으로 매출 5천268억원 중 4분의 1 이상인 1천400억원이 순식간에 소멸되는 셈이다. 때문에 하나로텔레콤이 이를 미끼로 파워콤 인수를 시도할 수 있다는 예상이 이미 일각에서 제기돼왔다. 물론 섣부른 예상일 수도 있지만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데이콤의 입지도 크게흔들릴 수밖에 없다. 초고속인터넷시장 점유율이 1.6%로 워낙 미미하고 군소 사업자들이 난무하는 국제전화 사업의 수익성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데이콤을 그대로 안고가기에는 LG그룹의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올해 가입자 600만명을 넘어섰지만 내년에 무선시장의 지배적사업자인 SK텔레콤[017670]에 번호이동 문호를 열어야 하는 LG텔레콤[032640]까지 감안하면 LG그룹은 통신사업 전반에 걸쳐 획기적인 전략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두루넷 인수가 이처럼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LG그룹은 입찰서 제출마감을 앞두고 데이콤과의 컨소시엄 파트너를 갑자기 미국의 세계적인 증권회사 매릴린치의 투자전문 자회사로 바꾸는 `깜짝쇼'를 연출하는 등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것으로 보인다. ▲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가능성 대두= 이같은 예상대로 만일 하나로텔레콤의 두루넷 인수로 인해 LG그룹의 통신사업 전반에 중대한 변화가 생기고 유선업계의 구조조정이 가시화된다면 SK텔레콤[017670]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가능성이 급부상할 수도 있다. 유.무선 통합시대를 맞아 통신시장이 KT그룹 대 SKT의 대결구도로 치닫고 있는상황에서 SKT로서는 만일 하나로텔레콤이 유선시장을 알아서 깔끔하게 정리해주면이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KT에 대항할 수 있는 유선 기반을 손쉽게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나로통신 주주총회에서 뉴브리지-AIG 컨소시엄의 외자유치안 이 통과되는데 주요 주주인 SKT가 힘을 보탠 이후로 이들 3자 간에 계속 유지되고 있는 우호적인 관계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는 대목중의 하나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하나로텔레콤이 두루넷 인수에 이어 휴대인터넷 사업이구체화하고 유선시장 구조조정의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 되면서 주가가 급등하면 뉴브리지-AIG컨소시엄이 SKT에 하나로텔레콤 지분을 매각해 차익을 챙긴 뒤 철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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