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와 일본 고유어의 어근(語根)은 거의 같다." 일본과 한국의 언어학자 두 명이 공동 연구를 통해 일본어의 뿌리는 한국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주인공은 일본 규슈의 구마모토(態本)대학 언어학과 주임 교수를 역임한 시미즈기요시(63)씨와 그의 제자인 일본 규슈산업대 한국어 강사 박명미씨.
두 사람은 2년여 동안 일본어의 뿌리를 캐는 작업끝에 일본어는 한고어(韓古語)에서 태어났으며, 현대 한국어와는 자매관계라는 주장을 담고 있는 '아나타(あなた)는 한국인!'(정신세계사刊)이라는 책을 곧 선보인다. 아나타는 당신이라는 뜻.
시미즈 교수는 만주 출생으로 도쿄대학 재학중 아프리카에 통역원으로 갔다가 비교언어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나이지리아 이바단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의 아프리카 연구소에서 18년간 재직한 후 귀국, 1994년 일본구마모토 대학 언어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박씨는 당시 이 대학 대학원생으로 한ㆍ일 언어의 연관성을 연구하고 있었다. 시미즈 교수는 박씨를 지도하면서 스스로 일본어의 뿌리 찾기에 매료됐다.
두 사람은 앵글로 색슨족이 유럽대륙에서 게르만어를 가지고 영국으로 들어간 것처럼, 기원전 4세기경부터 일본열도로 이주하기 시작한 한민족이 당연히 언어를 함께 가지고 갔다는 전제아래 이 고대 언어를 한어(韓語)로 정의했다.
두 사람은 특히 한민족이 일본열도에 가지고 들어간 한어를 열도한어(列島韓語), 한반도의 한어를 반도한어(半島韓語)로 규정한 다음, 언어변천과정에서 뜻은 바뀌어도 소리는 완전히 달라지지 않는다는데 착안해 두 고대어 1천300여개 단어를 음운대응을 통해 어근을 비교했다.
한국과 일본의 언어관계를 연구한 결과, 두 사람은 고대 이집트 언어가 현대 아프리카 언어와 같은 계통이며, 영어가 독일어의 자매어로서 게르만어의 하나인 것처럼 일본어와 한국어는 뿌리가 같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두 사람은 한국어와 일본어가 같은 언어라는 사실을 세계 언어학계에서 인정받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