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만명에 달하는 손님이 만족하며 식사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30년을 넘는 요리 인생에서의 보람을 묻자, 당연하다면 당연하고, 평범하다면 지나칠 정도로 평범한 답이 돌아왔다. 요리를 업으로 삼는 이라면 누구나 꿈꿔볼 만한 최고의 영예 `명장(名匠)`의 칭호를 불과 며칠 전에 얻은 삼성에버랜드의 강현우 조리실장의 말에는 `성실하다`고 정평이 난 그의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는 듯하다.
강 조리장은 얼마 전 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선정하는 조리부문의 명장으로 선정됐다. 국내에서 조리부문에서 지금까지 뽑힌 4명의 명장 가운데 호텔 출신이 아닌 조리사는 강 실장이 유일하다.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밥은 안 굶고 살겠지”하는 막연한 기대 하나로 주방에 첫 발을 디딘 지 올해로 31년째. 급식사업체에서 경력을 쌓다 보니 전공인 한식부터 일식, 양식, 중식, 복어 요리까지 못 하는 분야가 없다. 입사 이후 독학으로 부산대 산업경영학과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오십세를 코 앞에 둔 지난 2001년에는 이탈리아의 조리학교 ICIF를 졸업하는 만학열과 도전 정신을 발휘해 내실을 쌓아 온 것도 오늘날의 기반이 됐다. “음식은 배움에 끝이 없다”며 “지금까지 조리 공부에만 매달려 오느라 변변한 취미 하나 없다”고 강 조리장은 말했다.
요리를 직업이자 취미 삼아 살아 온 만큼 강 조리장은 집에서도 주방에 서는 일이 잦다. 새벽 2시까지 조리기능장 연습을 할 때 옆에서 항상 지켜봐 온 아내와, 아빠가 하나하나 도전을 성취하는 모습을 보아 온 아이들에게 요리를 해 주는 것은 큰 즐거움 가운데 하나. “아이들이 시중에서 사 먹는 음식은 맛 없어서 못 먹겠다고 한다”며 “생선초밥, 돈까스, 스테이크, 아구찜 등 다양한 요리는 해 주는데 아버지가 하는 요리를 아이들이 가장 좋아한다”고 그는 즐거운 듯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최고의 조리사가 정성을 듬뿍 담아 만드는 요리이니‥‥.
명장의 영예를 안았다고는 하지만 강 조리장의 생활은 달라진 것이 없다. “한 때는 예약제 레스토랑을 여는 꿈도 있었지만 지금은 현재 일에 만족하고 있다”며 “앞으로 고객과 사회를 위해 더욱 봉사하고, 후배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싶다”는 것이 `명장` 강현우씨의 계획이라면 계획이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