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변호사들 "서비스 업그레이드"

의뢰인 검찰소환땐 그림자 조언… 로펌, 리셉션 공간을 호텔 처럼<br>개방 대비 비즈니스맨 탈바꿈… 로스쿨·법무연수원데도 "서비스 교육 채택돼야" 목소리


최근 중소형 A로펌을 찾아간 B기업 법무팀 관계자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 호텔처럼 잘 꾸며진 리셉션 공간은 물론, 변호사가 1층 엘리베이터까지 나와 직접 배웅한 것. 지금까지는 경험해 보지 못한 서비스였다. ◇ 변호사들, 고객감동 서비스 화제 고객감동 서비스는 로펌에만 그치지 않는다. 개인 변호사들도 앞다퉈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나서고 있다. C변호사는 의뢰인이 검찰에 소환되면, 검찰조사 과정에 그림자처럼 따라붙으며 조언을 해 주고 있다. C변호사는 “과거 같으면 ‘검찰이 조사한 내용이 뭐냐’고 전화로 물어 보고 했을 테지만, 요즘은 그렇게 하면 깡통차기 쉽다”고 말했다. 대신 C변호사는 수임료를 다른 변호사들보다 상대적으로 비싸게 부르고 있다. C변호사는 “의뢰인에 대해 하루종일 밀착해 조언해 주기 때문에 수임료는 조금 비싼 편”이라며 “하지만 소문이 나서인지 최근 들어 피의자들의 의뢰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률시장이 개방됨에 따라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서비스를 제공하는 변호사들이 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굉장히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 '변호사=비즈니스맨' 시대로< /b> 최근 ‘2007 세계한인변호사회 서울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리차드 루거(52ㆍ미국 캘리포니아) 변호사 역시 “법적 자문을 하기 전에 해당 국가의 문화나 스타일까지 이해해 최상의 고객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변호사들에 비해 서비스 부문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처럼 외국계 로펌들까지 가세할 경우 서비스 마인드가 취약한 로펌이나 국내 변호사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경쟁적으로 변하는 법률시장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로펌이나 변호사들이 ‘고객 만족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인 최태형 변호사는 “이제는 더 이상 변호사들이 일반 국민들 위에 군림하는 시대가 아니다”며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서비스 마인드 구축이 필연적이다”고 말했다. D변호사는 “외국 변호사들은 국내 변호사들이 의뢰인에게 불친절하게 대하는 걸 가장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로, 아직 국내 변호사들의 서비스마인드는 열악한 수준”이라며 “법조계 전체가 서비스 마인드로 무장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E변호사 역시 “변호사는 더 이상 의뢰인들의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고객 중심’의 눈높이에 맞춰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로스쿨 주요과목으로 '서비스' 채택돼야 최근 각 로펌에서 경쟁적으로 호텔식 로비와 같은 안내 데스크를 갖추고 개별 상담실을 갖추는 것도 이와 같은 변화에 발맞춘 것으로 볼 수 있다. 비용적 측면에서 보면 실질적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받아야 함에도 의뢰인들은 그동안 그런 ‘대접’을 받지는 못해 온 게 사실이다. 법조계에선 앞으로 도입될 로스쿨을 비롯해 법무연수원에서도 서비스 교육이 실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변협 관계자는 “실질적인 법무 서비스를 제공할 사람들에게 기본적 소양을 갖춰야 하는 것은 필연적”이라며 “정식 서비스 교육 프로그램이 하루 빨리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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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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