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변방국 전락 위기 국내선 법제화 논쟁만…외국선 모바일 방송까지 진화하는데글로벌 경쟁력 상실 불가피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국내 IPTV 산업이 법제화의 늪에 빠져 글로벌 시장의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미국ㆍ유럽ㆍ아시아의 IPTV 관련 업체들이 유선을 넘어 모바일로, 일반 화면에서 전면 고화질(풀HD)로 진화를 거듭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방송ㆍ통신업계의 힘겨루기 속에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홍콩의 PCCW는 현지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유료방송협회(CASBAA) 콘퍼런스에서 자사의 IPTV인 '나우(Now)TV'를 4개 매체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 서비스가 PC나 TV 등 기존 매체는 물론 인터넷 전화기나 모바일폰에서도 구현된다는 점이다. 특정 장소에 갇혀 있던 IPTV가 길거리로 뛰쳐나온 것이다. 콘텐츠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영화 콘텐츠 공급사인 HBO는 앞으로 1년 안에 모든 콘텐츠를 HD로 제공하겠다고 선언했고 뉴스 전문채널인 CNN 역시 유사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콘텐츠 시장에서 아날로그가 저물고 본격적인 HD 시대의 막이 열린 것이다. 또 미국의 NBC유니버설과 뉴스코퍼레이션이 공동 설립한 온라인 비디오 사이트 '훌루닷컴(Hulu.com)'은 쇼나 영화의 무료 시청은 물론 해당 콘텐츠를 개인의 홈페이지나 블로그ㆍ미니홈피 등에 올릴 수 있게 했다. IP TV 산업의 발전을 위해 서비스와 장비업체 간 협력관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 역시 이전에는 별로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하지만 국내 IPTV 산업의 현주소는 정반대다. 현재 IPTV 관련 법안은 8개나 올라와 있지만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의 책상에서 나올 생각을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올해 관련 법 제정이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고 있다.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는 국내 IPTV업계 관계자들이 시장의 변화를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것에는 우리나라 시장환경에 대한 현실인식이 깔려 있다. 특히 PCCW의 모바일 IPTV 발표에 대해 "현재 우리의 입장에서는 엄두도 못낼 일"이라며 놀라워하는 표정들이다. 우리나라에서 이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IPTV 관련 법뿐만 아니라 방송법까지 손대야 하기 때문이다. CASBAA가 '(IPTV 분야에서) 한국은 규제 문제 때문에 가장 더디게 성장하고 있는 국가'라고 규정한 것이나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이 IPTV 시장 규모면에서 호주ㆍ인도에 밀리고 있는 것도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CASBAA에 참여하고 있는 KT의 이영희 미디어본부장은 "IPTV 서비스를 매체에 구애받지 않고 구현할 수 있는 '원 소스 멀티유저(one source-multi user)'가 확산되고 있는 데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며 "참가업체 모두가 IPTV에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있어 우리나라가 너무 뒤처지고 있다는 걱정을 지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11/01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