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록 게이트] 현대차 비자금 전면수사 검찰 칼날 현대車그룹 '정조준' "또다른 수사 본류" 규정…돈흐름 파악한듯鄭회장 父子등 최고위층에 불똥튈 가능성김재록수사 비협조에 '현대車 압박용' 분석도 임석훈 기자 shim@sed.co.kr 관련기사 외국계 컨설팅社 '세금 추징' 전력 진념 "가족에게 부끄러운 행동한적 없다" 캠코, IMF이후 아더앤더슨에 7건 맡겨 외환銀·LG카드 매각 변수되나 현대家 수난시대? 여야 '김재록 게이트' 거리두기 금융브로커 김재록씨 수사 뒤에 숨겨져 있던 검찰의 칼끝이 현대자동차그룹을 정면으로 겨눴다. 검찰이 29일 브리핑에서 그동안 김재록씨 수사의 지류에 불과하다고 강조해오던 현대차그룹 수사를 또 다른 본류라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 수사의 불똥이 현대차그룹 최고위층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앞으로 김재록 관련 로비 의혹을 중점적으로 수사하지만 현대차와 글로비스와 관련된 비자금 사건 수사를 병행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수사를 나무(김씨 수사)에 달린 가지에서 별개의 나무로 격상시킨 것이다. 두 갈래로 수사방향을 튼 데 대한 검찰의 설명은 간단하다. 현대차와 글로비스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추가 비자금 단서를 찾았다는 것이다. 추가 비자금은 이주은 글로비스 사장의 구속영장에 언급된 69억원 외에 60억~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검찰은 이 돈을 현대차가 정관계 로비 등에 '쓰고 남은 돈'이라고 의심, 수사확대를 결정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제 검찰의 현대차 수사는 폭우 수준에서 태풍급으로 변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의지 강도에 따라서는 정 회장 부자 등 총수 일가는 물론 정관계 인사들로 불이 옮겨 붙을 공산이 커졌다. 이런 세간의 우려를 감안, 검찰이 현대차 비자금 수사를 '그룹 전체를 보는 게 아니라 글로비스에 제한해 수사하는 것이고 후계구도와는 상관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믿기는 힘들어 보인다. ] 비자금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다른 줄기를 발견할 개연성이 충분하고 이 경우 정관계, 총수 일가로 줄기가 맞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등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글로비스의 비자금에 대해 샅샅이 파헤쳐나가고 있는 상황도 정 회장 일가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내사 사실을 공개한 양재동 사옥 증축 관련 의혹은 같은 맥락에서 주목대상이다. 인허가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포착될 경우 건설교통부와 서울시 관계자 등이 수사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현대차 수사확대에 대해 김재록씨 로비 의혹 수사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현대차를 압박하는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 일부 임직원이 소환에 불응하는 등 협조를 하지 않자 검찰이 압박카드를 꺼냈다는 것이다. 검찰이 이날 "경영권 승계과정은 현재 수사대상이 아니고 현대차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도 없다"고 강조한 건 현대차 측에 '퇴로(退路)'를 열어주고 필요한 협조를 받으려는 계산이 깔린 것이라는 해석이다. 만약 현대차가 검찰의 의도를 잘 헤아려 수사에 협조한다면 총수 일가로까지 불길이 번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입력시간 : 2006/03/29 1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