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화산을 넘지 못하다

제8보(180~198)


요술의 전말을 음미하기 위해 백80부터 다시 싣는다. 조치훈의 80에 박영훈이 81로 튼튼하게 받았을 때까지만 해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 다음이 문제였다. 흑83으로 참고도1의 흑1에 물러섰으면 여전히 흑승이었다. 백2에는 흑3으로 더 이상 변수가 없었다. 참고도2의 백2면 흑3으로 붙이는 묘수가 있어서 흑대마는 차단되지 않는다. 박영훈은 이것을 두려워했던 듯하다. 초읽기라는 특수 상황은 18세의 박영훈을 기묘한 착각에 빠뜨렸던 것이다. 초읽기바둑의 귀재로 소문난 조치훈은 노련한 최면술사처럼 초읽기의 마성(魔性)을 교묘히 이용하요 세계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그에게 2만원을 걸었다가 이긴 필자는 후배들에게 다시 말했다. “거봐. 어린 왕자는 화산을 넘지 못해.” 198수 이하줄임 백불계승.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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