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의약품 관리 '분업 예외지역' 약국 3곳중 처방전 없이 비아그라등 판매 이재철 기자 humming@sed.co.kr 보건당국의 전문 의약품 관리에 큰 허점이 드러났다. 의사 처방전 없이도 전문 의약품을 살 수 있도록 허용한 ‘의약분업 예외지역’ 내 약국 3곳 중 1곳이 지금까지 발기부전 치료제, 탈모 치료제 등을 불법적으로 팔아오다 최근 대거 적발됐다. 28일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두 기관이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전국 의약분업 예외지역 내 약국 229곳을 대상으로 일제점검을 실시한 결과 전체의 31%에 해당하는 71곳이 의사 처방전 없이 전문 의약품을 판매하고, 판매분량도 초과하는 등의 위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의약분업 예외지역은 인근에 병원과 약국이 동시에 있지 않은 농촌, 섬마을 등 무의(無醫)촌 지역 주민들이 의사 처방전 없이도 전문 의약품을 살 수 있도록 의약분업의 규제를 풀어준 지역이다. 보건당국이 이 같은 예외지역 내 약국만을 대상으로 불법판매 일제점검을 실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S약국,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N약국 등 단속망에 걸린 대부분의 약국들이 의사 처방전 없이는 오ㆍ남용이 우려되는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등을 가격 표시도 하지 않은 채 판매했다. 또 부산시 강서구 강동동 O약국은 전문 의약품 씬지로이드정을 성인 기준 분량인 5일분을 초과한 무려 100일분을 판매해 충격을 줬다. 특히 전립선 치료제인 ‘프로스카’의 경우 본래의 치료 목적과 달리 서울과 수도권 내 실수요자들이 탈모 치료를 목적으로 경기도와 강원도 내 예외지역에 있는 약국에서 불법으로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탈모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프로스카는 특히 알약 1정을 4~5조각으로 쪼개 먹을 경우, 동일한 성분의 고가 탈모 치료제인 ‘프로페시아’보다 약값 비용을 무려 6배 가까이 줄일 수 있어 불법판매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국내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을 두드리면 큰 어려움 없이 프로스카를 구매할 수 있는 예외지역 내 약국을 찾을 수 있을 정도다. 조사를 담당했던 곽경태 식약청 마약관리팀 사무관은 “인터넷을 이용해 예외지역에서 프로스카 등을 구매하는 사례가 많다는 정보를 입수해 이번 일제점검을 실시하게 됐다”며 “현장 조사를 나간 결과 약국은 ‘의약분업 예외지역’이라는 문구를 약국 앞에 내걸고 대대적으로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고 사안의 심각성을 전했다. 송재찬 복지부 의약품정책팀장은 “예외지역 범위를 점차 축소시켜 예외지역 내 불법판매 문제를 해결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방침”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8/28 1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