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에 따른 세계시장 위축과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우리 수출상품들이 일부 지역에서는 일본 등 선진국 제품을 누를 만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무작정 상경(上京)」식의 수출행태에서 벗어나 각 지역별 특성에 맞는 치밀한 전략을 세워 틈새시장을 공략할 경우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진단했다.
또 뻗어나가는 우리의 수출에 힘을 실어주고 수출 부진지역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을 신속히 마무리함으로써 자금흐름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경제신문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세계 18개 지역의 무역관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동구권과 남미를 비롯한 각국에서 한국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헝가리를 비롯한 동구권에서는 전자레인지와 컬러TV 등 우리 가전제품이 일본산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도 한국산 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무역관장들은 외환위기 이후 각국의 수입구매력이 줄어들고 있지만 전자레인지·무선통신기기·안경테를 비롯한 초일류 국산품목들은 노력여하에 따라 시장개척의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박중근(朴重根) 부에노스아이레스 무역관장은 『헐값의 중국 의류제품을 선호하던 남미 소비자들이 최근들어 「싼 제품이 경제적인 것은 아니다」며 한국산 제품을 찾는 경향이 뚜렷해 우리의 의류제품이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제(金煐堤) 토론토 무역관장은 『한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급속히 회복돼 수입을 원하는 바이어들이 늘고 있으나 국내 기업들이 외화절감을 이유로 전시회를 비롯한 현지행사에 참가하지 않는 바람에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며 『발로 뛰는 프로 세일즈맨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무역관장들은 수출난의 원인이 금융경색에 있는 만큼 금융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무역금융을 늘려 수출기업의 자금부담을 덜어주는 데 정책의 초점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동식(鄭東植) 시드니 무역관장은 『한국의 금융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현지 금융기관들이 우리 기업들에 대한 대출결정을 미루고 수입상들도 주문을 연기하고 있다』며 『신속한 구조조정만이 수출을 살리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한상복 기자】
<<영*화 '네고시에이터' 무/료/시/사/회 1,000명 초대(호암아트홀) 텔콤 ☎700-9001(77번코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