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4분기 국내 증시의 최대 변수는 기업 실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업실적이 어느 정도 개선되느냐에 따라 지수흐름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이 보는 시각은 긍정적이다. 여기에 수급적인 측면에서는 SRI(사회적 책임투자)펀드의 확산여부와 적립식펀드 자금의 증가추이, 프로그램 매수차익 잔고의 급증과 중국 공상은행 기업공개(IPO)에 따른 외국인 자금동향 등이 변수다. 앞의 2가지 변수는 주가에 긍정적인 것으로 예상되지만 뒤의 2가지 변수는 상승흐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과 관련해 반도체 가격 상승과 원유 등 원자재값 하락추세에 힘입어 3ㆍ4분기보다 4ㆍ4분기에 개선추세가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ㆍ4분기 기업실적도 2ㆍ4분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투자심리 개선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신영증권이 유니버스(분석대상 종목)내 91개 종목의 주당순이익(EPS) 추이를 분석한 결과, 반도체, 자동차 등의 실적 호전에 힘입어 3ㆍ4분기 EPS가 2ㆍ4분기보다 16% 개선되고 4ㆍ4분기는 3ㆍ4분기 추정치보다 19% 높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별 영업이익도 작년 동기와 비교할 경우 3분기에는 0.9% 늘어나고 4ㆍ4분기에는 14.9%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환율절상이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확률이 높고, 반도체 가격 상승과 원자재값 하락으로 수출이 예상보다 괜찮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정부의 건설분야 재정지출 확대로 건설 수주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힘입어 기업 실적도 2ㆍ4분기를 기점으로 바닥을 찍고 3ㆍ4분기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4ㆍ4분기에는 상승 폭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미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지만 기업실적이 상승세를 타고, 국내 경기선행지수도 4분기에 바닥을 찍게 되면 코스피지수도 보다 긍정적 흐름을 띠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부동산가격 하락세가 연착륙에 성공하느냐의 여부도 주요 포인트다. 온기선 국민연금 운용전략팀장은 “미국 부동산가격 하락이 완만한 속도로 진행된다면 미 경제가 소프트랜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럴 경우 국내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유가하락이 미국의 소비여력을 개선시키고 이는 주택시장 침체우려를 완화시킬 것이라고 낙관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장하성펀드를 계기로 자산운용사들이 SRI(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펀드 출시를 적극 준비하고 있는 것도 증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적립식펀드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것도 지속적으로 지수하락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사상 최고치 수준인 프로그램 매수차익 잔고의 매물화 가능성과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 매도세 등은 4분기에도 증시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월에 중국 공상은행이 126억달러 규모의 기업공개를 하게 되면 국내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인의 자금이 추가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CIO)는 “4ㆍ4분기 장세는 변동성이 줄어들며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꾸준히 저점과 고점을 높여가며 본격적인 상승세로의 복귀를 타진할 것으로 보여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주식을 사 모으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