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시즌 PGA투어 첫 경기인 메르세데스 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골프 팬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두 선수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2004 시즌 9승에 상금합계 1,100여만 달러, 최근 3개월동안 톱 10진입 9차례의 화려한 기록을 남긴 세계랭킹 1위의 비제이 싱(41ㆍ피지)은 사소한 데 신경을 곤두세웠고 시즌 PGA투어 공식 대회 우승이 한 번 뿐이었던 타이거 우즈(29ㆍ미국)는 이어지는 질문에 “농담도 잘하셔”라며 웃어 넘겼다.
PGA투어 2005 시즌 첫 대회인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이 7일 하와이 카팔루아의 플렌테이션 코스(파72ㆍ7,263야드)에서 개막된다. 총상금 530만 달러인 이 대회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싱과 우즈의 대결.
대회 시작 전 프로암 경기에서는 일단 우즈의 우세승이었다.
싱이 샷 부진에 시달리던 예전의 우즈가 그랬던 것처럼 카메라 기자를 위협하는 등 예민한 모습을 보인 반면 우즈는 주변의 질문 공세를 슬쩍 무시해가며 샷 점검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더 없이 화창한 날씨를 보인 이날 싱은 드라이버 티 샷으로 엄청난 슬라이스를 냈다.
이후 잔뜩 성난 얼굴로 뒤를 돌아 본 그는 임팩트 전 셔터 소리를 냈다며 카메라 기자를 질타했다.
이번 대회만 캐디를 맡는 싱의 트레이너는 아예 다른 카메라 기자들에게 다가가 “사진 찍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싱의 신경을 거슬리지 말라는 경고였다.
이 장면 하나로 현지 골프계 관계자들은 싱이 유난히 민감해져 있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부담이 크다는 반증이다. 어느 해보다 뛰어난 성적으로 지난해를 마감한 싱은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 대회 성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싱에게는 우즈의 샷이 살아난 것도 위협이다.
시즌 내내 러프를 헤매던 우즈가 던롭 피닉스오픈과 타겟 월드챌린지 등 공식 대회는 아니지만 유명 선수들이 출전했던 72홀 스트로크 경기에서 연속 우승하며 “이제 샷을 다 잡았다”고 공식 선언한 것이 못내 마음 쓰이는 것.
우즈는 게다가 “처음 스윙을 교정했던 99년보다 더 감이 좋다”며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우즈는 부치 하먼과 스윙교정을 한 뒤 99년 8승, 2000년 9승을 거뒀고 4대 메이저 연속 우승으로 ‘타이거 슬램’을 이뤄낸 바 있다.
그는 또 싱과의 라이벌 대결에 대한 질문에 그저 고개를 흔들며 웃어 넘길 뿐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 등 시종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9홀 경기를 마친 뒤 잠시 카트에 앉아 타순을 기다리고 있던 우즈는 누군가 싱에 대해 묻자 “참 재미있는 분이네”라는 말만 남긴 채 10번홀 티 샷을 호쾌하게 날렸다. 현지 전문가들은 우즈의 이런 행동을 주변의 논쟁에 휘말리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했다.
이처럼 엇갈린 반응을 보이는 싱과 우즈가 본 경기에서는 어떤 성적을 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