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에서 내려온 투기꾼들로 인해 대구 수성구와 부산 해운대구 등 지방 아파트 값이 폭등하자 지방은행들이 `외지인`들에 대한 대출 심사를 대폭 강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대구ㆍ부산은행은 지역에 연고가 전혀 없는 사람이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할 경우 담보와 신용에 문제가 없어도 대출을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사이 대구와 부산 일부지역이 투기 과열지구로 지정되는 등 일부 지방의 아파트값이 폭등함에 따라 지방은행들이 대책마련에 나섰다. 대구은행의 경우 최근 평당 분양가가 999만원까지 치솟은 수성구 지역의 대출 신청자들 가운데 지역연고가 전혀 없어 투기성이 짙은 고객들에 대해서는 대출신청을 모두 거절했다.
부산은행도 아파트값이 급등한 해운대구와 수영구 일대의 재건축 아파트를 분양받으면서 대출을 신청한 사람 가운데 지역 연고가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대출불가` 판정을 내리도록 각 영업점에 지시했다.
대구은행의 한 관계자는 “소수의 투기꾼들로 인해 대구지역의 땅값이 거의 서울 수준으로 올라갔다”며 “이들의 투기놀음에 은행대출이 이용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다 보니 시중은행 지방은행에서 거절 당한 대출 고객이 시중은행 지방 점포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를 전국적으로 강화하면서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는 지역의 지방은행들은 상대적인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내에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이 전혀 없는 전북은행의 경우 정부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50%제한을 맞추다 보니 개인고객영업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땅값이 낮아 평균 주택담보 대출액이 1억원도 안되는 지역에서 대출한도까지 제한 받다 보니 영업에 타격이 크다”며 “지역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