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줄기세포 조작 수사 최종발표] "맞춤형 줄기세포 처음부터 없었다"

■바꿔치기 아닌 섞어심기 ■사이언스 논문 조작 사실 ■연구비 너도나도 빼돌려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에서 제기됐던 핵심 쟁점은 크게 5가지.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존재 여부 ▦줄기세포 바꿔치기 ▦사이언스 논문조작 ▦난자 불법 매매 ▦연구비 유용 의혹 등이다. 검찰은 이들 쟁점에 대해 저인망식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상당 부분 규명했다. 검찰은 황우석 연구팀의 논문조작 행위를 밝혀냈지만 전세계적으로 형사처벌의 전례가 없고 학계 자율적인 논쟁을 통한 검증과 시정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형사책임을 묻지 않았다.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는 존재하지 않아=지난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게재된 NT-2번부터 NT-12번까지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11개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NT-9번과 NT-12번은 줄기세포 확립에도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9개 줄기세포는 김선종 연구원이 미즈메디 연구소에서 몰래 가져와 섞어심은 수정란 줄기세포였다. 즉 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가 마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인 것처럼 가장한 것. 검찰은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현재도 없다고 결론냈다. ◇바꿔치기 아닌 섞어심기 드러나=검찰은 바꿔치기 의혹은 사실이 아니고 단순한 섞어심기만 있었다고 확인했다. 김 연구원이 서울대 배반포가 생명력이 약해 잘 자라지 못하지만 미즈메디병원 수정란 줄기세포와 섞이면 자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버리지 못해 섞어심기를 했다는 것이다. 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만 남기고 서울대 배반포를 버렸다면 바꿔치기 논란이 계속될 수 있지만 섞어심기로 드러남에 따라 이런 우려는 사라졌다. ◇사이언스 논문조작은 사실=2004년 논문, 2005년 논문은 모두 데이터 조작을 바탕으로 허위 작성됐다. 2004년의 경우 황 교수는 박종혁 연구원, 김 연구원에게 지시해 테라토마 사진 등의 데이터를 조작해 논문을 작성, 사이언스에 제출했다. 2005년에도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로 오인한 줄기세포가 2개만 있는데도 불구하고 총 11개의 줄기세포가 존재하는 것처럼 허위 논문을 만들었다. 검찰은 논문작성에 필요한 줄기세포 확립 성공률, 테라토마 검사결과 등 데이터 대부분이 조작됐다고 발표했다. ◇민간, 정부지원 연구비 너도나도 빼돌려=황우석 연구팀은 민간지원금은 물론 정부지원 연구비까지 개인적 용도 등으로 사용했다. 황 교수의 경우 농협 지원금 10억원 등 민간지원금 20억원과 정부지원 연구비 8억여원 등 총 28억여원을 편취ㆍ횡령했다. 황 교수는 개인명의 계좌에 자신의 수입과 연구비를 함께 입금한 뒤 혼합 사용하는 등 연구비를 불투명하게 관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병천 교수와 강성근 교수도 정부 연구비 1억~2억원씩을 빼돌렸다. 윤현수 교수도 5,800만여원을 편취했다. ◇기타 쟁점=줄기세포 논란이 불거진 후 국정원이 개입했다는 논란에 대해 검찰은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냈다. 국정원이 YTN의 김 연구원 인터뷰를 측면 지원하고, 김 연구원을 설득하기 위해 전달된 돈의 일부가 국정원 자금이라는 의혹에 관해 검찰은 “국정원이 인터뷰를 주선한 바도 없고 국정원 자금과도 관련이 없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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