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성공 비결은 運7技3?
84년 D램값 급락 당시 오히려 투자늘려 '적중'"미래시장 꿰뚫어 보는 창조적 경영이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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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 반도체의 성공은 ‘운7기3(행운 70%, 기술 30%)’인가.
지난 32년을 되돌아보면 삼성전자의 화려한 도약의 바탕엔 ‘투기적’이라고 지적될 정도의 과감한 투자와 지속적인 연구ㆍ개발(R&D) 노력이 깔려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64K D램을 개발했던 지난 1984년 D램 가격이 급락하면서 당대 1인자였던 인텔조차 사업을 포기했지만 삼성전자는 오히려 설비투자를 늘리며 끝까지 버텼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일본업체보다 3~5배 많은 투자와 기술개발은 보다 우수한 D램 개발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PC 업체등 수요업체가 D램을 채용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어떻게 무모한 도전을 한 두 번도 아니고 매 고비마다 펼 수 있었을까.
73년 제1차 오일쇼크로 나라경제가 휘청거렸었다. 그런데 우리보다 석유에너지 의존도가 훨씬 높았던 일본은 약간의 충격만 있을뿐 큰 타격을 입지 않더라. 왜 그런가 살펴보니 국가 산업구조에 이유가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1차 가공산업에 주력해 유가 변동에 민감했던 반면 일본은 2차, 3차 산업 비중이 높아 오일가격 상승에 따른 충격을 부가가치 창출력으로 충분히 흡수하더라. 결론은 우리도 첨단산업에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반도체 사업을 왜 시작하려 했는지에 대한 이건희 삼성 회장의 회고다.
최근 이건희 회장은 “신(新)경영이 없었다면 삼성이 2류, 3류로 전락했거나 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하다”고 말하곤 한다. 이 회장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 정도의 리스크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이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선진국과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중국의 추격이 가속화 되는 상황에서 자칫하다간 5~10년뒤 우리가 먹고 살 산업이 바닥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올해는 부쩍 삼성 임직원들에게 “창조적 자세를 가져라”고 요구하고 있다.
되새겨보면 이 회장은 ‘시장을 뒤쫓느라 허겁지겁 헤매는 경영’을 하지 말고 ‘기존 시장이 나아갈 방향이나 새로 만들어질 시장을 가늠해 한줄기 오솔길를 앞장서 열어가는 경영’을 하라는 것은 아닌가 싶다.
/특별취재팀
입력시간 : 2006/11/07 1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