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부동산투자 자본이 국내 유통시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외환위기 이후 서울시내 오피스빌딩을 대거 매입했던 외국 업체들은 최근 국내 경기상승으로 오피스 빌딩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고 설사 나오더라도 비싼 값에 나오자 새로운 투자대상으로 백화점 등 유통시설을 꼽고 있다.
외국계 부동산투자업체들은 올들어 부천 중동 동아백화점, 대전 세이백화점 등 2곳을 매입했고 1곳에 대해 협상을 진행중이다. 외국업체들의 올 전체 유통시설 투자금액은 2,29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외국계 부동산 업체들의 백화점 인수는 부동산 투자차원으로 백화점을 직접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유통업 진출로는 보기 어렵다. 이들 외국업체들은 백화점을 국내 대형백화점에 매장을 임대하고 여기에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는다는 전략.
먼저 네델란드계 투자회사인 로담코는 지난 4월 공사가 중단된 채 6년간 방치된 부천시 중동 동아백화점을 600억원에 매입, 공사를 재개했다. 이 회사는 1,000억원을 투자 내년 10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한 뒤 이를 현대백화점에 30년 장기 임대키로 계약했다.
미국계 투자회사인 리얼티 어드바이저스는 최근 공매를 통해 대전 소재 세이백화점을 290억원에 매입했다. 이 회사는 백화점의 운영은 기존 운영업체에 맡기고 연간 매출의 일정부분을 임대료로 확보할 계획으로 현재 세부협상을 진행중이다.
또 미국계 투자회사인 라살 인베스트먼트(LIM)는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그랜드백화점 강서점을 매입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라살 측에서 매입금액으로 1,400억원을 제시해 상당부분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국적 부동산컨설팅업체 관계자는 "리얼티 어드바이저스처럼 매출의 일정부분을 임대료로 받을 경우 백화점 영업에 따라 연간 20%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 도 있고 반대로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며 "유통시설 인수는 일반오피스 빌딩에 비해 '고수익 고위험'투자"라고 말했다.
이종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