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예상 못한 악재…한미FTA 연내비준 '비상'

■ 한미 FTA '콜롬비아 불똥' <br>美의회·행정부 냉전 지속땐 차질 불가피<br>비준안 6월초까진 제출돼야 '올해 비준' <br>쇠고기협상 재개·양국 정상회담에 기대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놓고 충돌하자 잠시 한숨을 돌렸던 우리 정부가 바빠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흐름이 좋아 4~5월 중 우리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을 시작으로 마무리 절차를 밟아나갈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FTA의 비준을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들을 하나 둘 치우고 있는데 난데없이 악재가 등장한 것 같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최근 일련의 정치적 흐름들이 한미 FTA 비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총선에서 여권이 의회의 과반 의석 이상을 달성한데다 총선 뒤 바로 한국과 미국의 쇠고기 수입 협상이 재개돼 나름 성과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특히 다음주에 개최되는 한국과 미국의 정상회담도 한미 FTA 비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판단했던 것이다. ◇의회ㆍ행정부의 냉전 어디까지=미ㆍ콜롬비아 FTA의 비준을 놓고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감정싸움을 벌이면서 한미 FTA 비준도 일정 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의회와 행정부의 냉전이 해소되지 않으면 한미 FTA의 비준동의안의 의회제출 시기도 점점 지연돼 연내 처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연내에 처리하려면 대선에 따른 휴회 등 의회 정치일정을 고려할 때 늦어도 오는 5~6월 초에는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미 의회는 8월2일부터 1개월간 여름휴가에 들어가고 9월26일부터 대선 지원을 위해 휴회에 들어갈 계획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혜민 FTA 교섭대표는 “의회와 행정부의 대립이 시작된 만큼 조기에 수습되는 게 그나마 최선”이라면서 “콜롬비아 FTA 처리 여부도 이른 시간 내에 결정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FTA가 비준이 되던 되지 않던 간에 조기 처리돼야 한미 FTA의 비준동의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최악의 경우는 콜롬비아 FTA 문제를 놓고 의회와 행정부가 계속 대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회담, 쇠고기 협상에 기대=정부는 진행 중인 한미 간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과 다음주에 시작될 한미 정상회담이 실마리를 풀어주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다. 쇠고기는 미국의 최대 관심사다. 미국 의회는 그간 쇠고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한미 FTA의 비준도 없다”는 입장을 여러 경로를 통해 밝혀왔다. 이미 양국 간에 어느 정도 입장이 조율됐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쇠고기 수입 재개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다음주 미국을 방문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양국 정상회담에서 한미 FTA 비준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연내 통과의 불씨는 살아 있다. 한미 FTA 협상을 진두지휘했던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도 이 대통령을 수행하기로 해 양국 정상 간 긴밀한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이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은 물론 중국ㆍ일본 등과도 FTA 체결을 준비하고 있는 점도 미국을 압박할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 입장에서 보면 이번에 한국과의 FTA를 성사시키지 못하면 아시아에서 지정학적으로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 시장을 EU와 중국 등에 선점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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