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北, 실리 챙기려 압박수위 높일듯

■ 北 '핵시설 복구카드' 강수<br>김계관 부상 베이징 회동에 끝내 모습 안드러내<br>美당근책 제시 안할땐 中중재협상도 힘못쓸듯


한ㆍ미ㆍ중ㆍ일 등 북핵 6자회담 주요국 수석대표들이 중국 베이징에서 지난 5~6일 연쇄회동을 가지며 북한의 핵시설 복구대책을 논의했지만 사실상 큰 성과 없이 끝나 북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 외교가의 긴장감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한ㆍ미ㆍ일 3국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5일 베이징에서 북한의 핵시설 복구 대응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6일에는 각각 6자회담 의장이자 중국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과 만나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요청했다. 북한이 핵시설 복구 카드라는 강수를 꺼낸 이상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이번 베이징 긴급 회동에 모습을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김 부상이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각국 대표들은 실망의 기색이 역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베이징에서 4개국 수석대표들의 연쇄회동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북한은 오히려 영변 핵시설 복구 움직임 수위를 한층 높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핵 6자회담이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는 우려가 오히려 증폭되는 분위기다. 미국 폭스뉴스의 5일 보도 등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영변 핵시설에 붙여놓았던 봉인을 제거한 뒤 파이프와 밸브 등을 삽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전선 등 핵시설 관련 장비들을 창고에서 꺼내 핵시설 주변으로 이동시킨 데 이어 IAEA의 봉인을 뜯어내고 일부 장비들을 재결합시키는 등 본격적으로 핵시설 복구에 나선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 중단 및 핵시설 복구 선언을 한 이상 최대한 실리를 높이기 위한 압박 수위를 한껏 끌어올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시설 복구 카드의 경우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 지원국 해제와 경제ㆍ에너지 지원 등을 겨냥한 노림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이 적절한 양보를 하지 않는 한 단계적으로 복구절차 강도를 더 높일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북한으로서는 미국으로부터 구체적인 당근책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미국은 물론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 측의 중재 협상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북측 수석대표인 김 부상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베이징행에도 불구하고 현지에 나타나지 않은 것은 잘 짜여진 사전 전략에 따른 수순의 일부라는 얘기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경우 임기 말 부시 정부와 대화하기보다는 차기 미 정부와 협상하려는 태도를 내비치고 있어 중국의 중재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핵시설 복구라는 초강경 움직임은 남북 관계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여당인 한나라당이 식량지원 효율성을 높이고 북한과 대화의 실마리를 잡기 위해 북한에 대한 식량 직접지원 방침을 내비치며 북한에 의사 타진을 했지만 북한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는 등 이른바 남측을 배제하고 미국과 대화한다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 핵시설 복구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강경 대응을 피하고 당분간은 협상을 통한 해결을 모색한다는 입장이지만 테러지원국 해제 및 핵검증 의정서 합의 등을 놓고 북한과 미국 간 획기적인 진전이 없다면 당분간 남북 관계는 경색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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