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전 현대 회장의 사망(2003년 8월 4일) 전날 그를 만났다는 검찰 관계자는 "정 전 회장은 자살한 것이 아니라, 타의에 의해 자살로 몰려갔거나 타살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고 조선일보가 19일자로 보도했다. 이 검찰 관계자는 정 전 회장이 '핵심측근들의 각본에 따른 자살소동'을 언급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정 전 회장이 검찰 수사와 관련해 몇몇 측근들과 대책회의를 했는데, 측근들이 '검찰 조사 중에 자해하거나 수면제를 먹고 자살 소동을 벌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다"며 "(자살 소동을 벌이면) 구속을 면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와 함께 그는 정 전 회장을 만났을 때 이미 워드 문서로 작성된 유서가 있었고, 정 전 회장이 친필로 쓴 유서는 이 워드 문서의 내용을 그대로 베껴 썼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정 전 회장의 죽음에 타의가 개입돼 있는 확실한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이 본 유서는 분명 5장이었지만 발견된 유서는 4장으로 1장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정 전 회장의 죽음과 관계가 깊은 인물이 유서 다섯 장 중 한 장과 측근이 작성했다는 워드 문서의 유서 원문을 가져갔을 것"이라고 의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경찰 조사에선 8월 3일 밤중에 정 전 회장이 현대 건물로 들어와 유서를 작성한 뒤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유서를 미리 작성해 지니고 다녔다는 점도 타살 근거 중 하나로 지적됐다. 이 검찰 관계자는 "정 전 회장의 필체는 맞지만 유서엔 날짜가 적혀있지 않았는데, 이미 오래전부터 유서를 써 갖고 다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또 "정 전 회장이 죽기 전날 밤 고교 동창 박모씨와의 저녁 술자리에도 오지 않겠느냐는 초대를 했었다"며 "죽을 작정을 한 사람이 술자리에 부르진 않았을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했으며, "분명한 점은 정 전 회장이 측근들과 자살 소동을 준비했다는 것이고, 정 전 회장은 죽을 의사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