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업종 Inner View] 가구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부담 크지만<br> 경기침체로 제품값 인상시점 고민<br>작년 매출 성장세 올해도 지속여부 불투명<br>"경쟁업체 움직임 지켜보며 하반기 인상 검토"


[업종 Inner View] 가구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부담 크지만 경기침체로 제품값 인상시점 고민작년 매출 성장세 올해도 지속여부 불투명"경쟁업체 움직임 지켜보며 하반기 인상 검토" 이연선 기자 bluedash@sed.co.kr 지난해부터 지속된 원자재가 폭등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을 억제해오던 가구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가격인상이 자칫 판매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신중한 표정이지만, 이대로는 버티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가구업계는 지난해 매출이 소폭이나마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유통망을 강화하고, 신규사업에 진출하는 등 의욕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꺾이고, 소비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선전이 올해도 계속될 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지난 70~80년대 주택건설 부흥기에 전무후무한 최대 호황기를 보낸 가구업계는 외환위기라는 직격탄을 맞으며 2000년대 초반까지 최악의 구조조정 시기를 거쳤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비대한 조직을 정비하면서 다시 한번 부활의 토대를 마련했다. 업계는 이제 고급 브랜드를 런칭하고, 해외거점을 마련하는 등 제2의 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업계 1위인 한샘은 지난해 4,155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7% 정도 성장했고, 리바트도 13.2% 증가한 3,405억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이 같은 매출 성장세가 올 상반기까진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는 원자재값 부담이다. 업계에 따르면 가구를 만드는데 필요한 파티클 보드(PB), 중밀도 섬유판(MDF) 등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격부담을 견디다 못한 업계는 이제 제품가격 인상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목재 값은 지난해부터 급등하기 시작했고, PB의 경우 30~40%, MDF는 20~30%나 오른 상태. 업계는 지금까지 원자재 공급업체와의 협상을 통해 장기물량을 확보하는 한편, 생산성을 최대한 끌어올려 가격 인상요인을 억제해왔지만, 더 이상은 무리라는 주장이다. 한샘은 지난해 6월 제품가격을 일괄 인상한 후 올해 들어서는 인상 시기를 늦춰왔지만, 계속되는 유가상승에 추가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샘 관계자는 “지난해 6월 부엌가구와 인테리어가구의 제품가를 인상한 후 지금까지 가격 수준을 유지해왔지만, 물류비와 원자재값 증가에 따라 올 하반기 중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인테리어가구 부문의 가격을 현실화 한 후 뒤이어 부엌가구 가격을 올린다는 구상”이라고 말했다. 리바트도 공장 생산라인의 혁신을 통해 원자재값 상승이라는 외부요인을 흡수해왔지만, 5~6월경 경쟁업체의 움직임을 보고 가격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리바트 관계자는 “원자재가는 제품가격의 5~10%만 차지하는 만큼 생산효율을 높이는 등 다방면의 정책으로 해결했지만, 유가상승으로 택배 비용까지 급등해 어려움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사무가구업체 퍼시스도 2003~2004년 원자재가 상승 폭이 커지면서 가격을 한 차례 올렸지만, 2004년 이후로는 가격을 올리지 않아 가격압박 요인이 커진 상태다. 하지만 올 들어 경기침체가 본격화 되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업계는 가격인상 시점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값 인상분을 제품가에 반영하고 싶지만 소비를 더 위축시켜 자칫 판매를 감소시킬 것 같아 쉽게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비브랜드 가구업체의 경우 대형 브랜드 가구업체에 밀려 원자재 확보부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가 상승으로 메이저업체가 PB 등을 선점하다 보니 소형업체에선 물량확보 단계에서 밀리고, 가격경쟁력도 떨어져 어려워진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수출시장 전망은 건설社 해외수주 증가에 매출‘쑥쑥’ 가구업계가 미래 성장가능성에 가장 주목하는 것은 해외 수출시장이다. 본래 가구업은 물류비가 높고, 현지에서 유통망을 구축하기도 힘들어 채산성이 높지 않은 편이다. 목재로 만들어졌다는 특성상 수출 컨테이너 관리도 까다롭다. 이런 이유로 가구는 대표적인 로컬산업으로 분류된다. 가구업계는 이미 해외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냈다가 실패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지난 80년대 현지시장과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 채 취약한 제품을 가지고 나가 주먹구구식으로 유통하다 쓴 맛을 본 것이다. 하지만 최근 잇따르는 해외진출은 80년대와 사뭇 다른 양상이다. 중동 등 해외 건설시장이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건설회사의 수주 실적이 가구업계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동일하이빌과 손잡고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리바트가 대표적인 예다. 공장 없이 국내에서 직수출 하던 과거와 달리, 현지법인과 공장을 세워 아예 뿌리를 내리는 회사도 늘고 있다. 한샘은 현재 미국, 중국 등에 해외법인과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체된 내수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요구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현지 영업망을 통한 철저한 품질관리로 한국이 만든 가구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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