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깨진 유리창의 법칙

얼마 전 휴가를 맞아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라는 책을 읽었다. 범죄학자 제임스 Q 윌슨과 조지 L 캘링이 지난 82년 3월 ‘애틀랜틱’지에 ‘깨진 유리창’이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했는데 이 이론을 비즈니스적인 측면에 적용해 재해석한 책이다. 이 이론은 깨진 유리창처럼 사소한 것들이 사람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예상치 못한 커다란 결과를 가져온다는 내용이다. 건물 주인이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사람들은 깨진 유리창을 보며 건물 주인이 건물을 포기한 것으로 생각하고 이곳을 무법천지라고 인식하게 돼 마구잡이로 행동한다고 한다. 한 사람이 우연히 집 근처에 쓰레기를 버렸는데 집주인이 이를 놔두면 다른 사람들도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다가 주변이 완전히 쓰레기장이 되는 것과도 같은 이치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깨진 유리창’은 수없이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느린 서비스와 미숙한 주문 접수로 인해 소비자 만족지수가 8년 연속 최하위인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업체, 거대한 자본력과 막강한 바잉 파워(Buying Power)를 지녔음에도 지역적인 고객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국내에서 철수하게 된 글로벌 할인점, 재고관리가 미숙해 파산하게 된 의류업체 등이 대표적이다. 또 병원주차장 서비스의 불친절로 인한 병원의 신뢰도 하락, 식당 벽의 벗겨진 페인트로 인한 고객의 외면, 평상시 재해에 대한 위험관리를 하지 못해 생기는 수재민, 지저분한 계산대와 정리되지 않은 상품들, 불친절한 직원에 대한 소비자 불만, 개인적으로는 자주 약속시간에 늦거나 지키지 않아서 생기는 사회적인 신뢰도 저하 등도 깨진 유리창에 해당한다. 모든 것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되는 것이고 사소한 것을 위반한 사람이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되는 법이다. 다시 한번 우리 주변의 깨진 유리창을 점검해보고 각자의 위치에서 기본을 지키는 것이 유리창이 깨지지 않게 하는 가장 좋고 유일한 방법임을 기억하자. 무엇보다 초기에 시작되는 사소한 단초를 간과하지 않는 것이 문제를 키우지 않고 위기를 초래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