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문화다] 삼성동 오르다 어린이집 조원용(다이아몬드건축사사무소) "건축은 사랑" 쾌적하고 안전한 놀이공간 제공 고광본 기자 kbgo@sed.co.kr 사진=석정민 사진작가 서울 삼성동의 구립 '오르다 어린이집'은 4m짜리 좁은 골목에 위치한 약점을 극복, 마름모꼴로 공간활용을 극대화했다. 특히 친환경 설계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쾌적한 놀이공간을 제공한 점이 특징이다. 다이아몬드건축사사무소(www.diamondarchi.com)의 조원용 건축사는 당초 설계 의뢰를 받았을 때 맘이 편치가 않았다고 한다. 좁은 도로로 인한 건축상의 제한 등 여러 조건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사면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당초 3층 정도로 예상됐던 공간을 5층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그만큼 어린이들의 활동영역도 넓어졌고, 건물주도 만족감을 표시했다. 오르다 어린이집은 어린이들을 배려한 환경친화적 설계가 돋보인다. 내ㆍ외부 디자인도 단순하면서도 세련되고 따듯한 느낌이 든다. 남쪽인 전면을 유리 커튼월로 만들고 3층과 4층에는 유리온실을 꾸며 햇빛을 최대한 받되 직사광선을 거르도록 했다. 또한 유리온실 속의 인조식물을 통해 어린이들의 정서함양에도 도움이 되도록 했다. 뒤쪽 경사면에는 피난 발코니를 두는 한편 겨울철 바람을 막고 쌓인 눈을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콘크리트 지붕 위에 아연을 도금한 판넬로 마감했다. 앞면은 따뜻하고 뒷면은 차갑게 함으로써 마치 한옥의 온돌방처럼 온도차에 따른 실내공기의 대류(순환)를 유도,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천정도 전체적으로 높게 설계해 답답하지 않다. 히브리어로 '지혜의 샘'을 뜻하는 '오르다'의 의미를 살려 한 쪽 벽에 사다리 모양을 디자인하고 그 안쪽에는 계단을 뒀다. 건물 뒷면에는 회전 미끄럼틀을 둬 어린이들이 자연스레 '피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났을 때 헌혈과 함께 3일간 자원봉사를 했던 조원용 건축사의 안전철학에 따른 것이다. 조 건축사는 "삼풍 붕괴현장에서 '건축은 사랑이다'를 수없이 되뇌었다"며 "사람을 죽이는 건축이 아니라 살리는 건축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 건축사는 포천 교육문화센터, 안산상록어린이도서관, 은평구 청소년정보도서관 등을 설계했고, 건축사협회의 건축문화신문 편집국장과 교류협력위원장, 안산1대학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입력시간 : 2007/08/28 1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