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원금 보장에 주식 수익성까지… ELD로 눈돌려볼까

지수흐름 읽고 투자옵션 정확히 선택땐<br>정기예금이상 수익… 대체투자처 부상<br>상승·하락·박스형등 4∼5개 상품 출시<br>묻지마 투자 금물… 넉아웃 조항 주의를



지난해 1년짜리 정기예금에 5,000만원을 예치했던 주부 이경숙(42)씨는 최근 만기가 돌아오면서 예금을 갈아탈까 고민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던 시중은행들의 고금리 예금 특판 경쟁이 올해초 마감되면서 연 5%선까지 육박하던 정기예금 금리가 최근 3%후반선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과 세금 등을 생각한다면 사실상 제로 금리에 가까운 셈이다. 이에 따라 이씨는 5,000만원중 일부를 지수연동예금(ELD)에 넣고, 나머지는 시중은행의 6개월짜리 정기예금에 잠시 대기시켜 놓을지 아니면 보다 높은 수익률을 주는 저축은행 발행 채권이나 정기예금에 투자할 지를 놓고 저울질 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잇따라 내리면서 종자돈 운용을 놓고 이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출구전략 연착륙론의 일환으로 기준금리 인상론의 군불을 지폈지만 최소한 상반기까지는 저금리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주요 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금유치 경쟁을 촉발시켰던 요인 중 하나인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의 비중) 규제 비율도 당국이 주문하는 100%선에 거의 맞추었기 때문에 당분간은 정기예금 특판경쟁이 재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에 따라 이씨처럼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오는 투자자들은 보다 수익률이 높은 대체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ELD는 다시 주목 받는 상품군 중 하나다. ELD는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면서 코스피200지수 등 연동지수의 흐름에 읽고 투자옵션을 잘 선택하면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ELD는 어떻게 고를까=ELD가 원금을 보장하는 원리는 간단하다. 수신 은행은 ELD에 예치된 원금은 안전 자산에 투자하고 미래에 지급할 이자의 일부나 전부를 가지고 국내외 주가지수 등에 연동한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최소한 투자자로선 본전만은 지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예금자보호법상 최대 5,000만원까지 보호를 받는 덕분에 그 한도 내에선 은행이 파산하더라도 종잣돈을 잃을 걱정이 없다. 비슷한 유형의 상품으로는 증권사의 주가지수 연동증권(ELS) 등이 있지만 일부 업체의 수익률 조작 논란의 여파가 아직 남아 있어 투자자로선 불안할 수 밖에 없다. ELD는 만기가 6개월이나 1년인 경우가 대다수인데 최근에는 주로 1년 만기 상품의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만약 올 하반기까지 잠시 돈을 묻어 놓을 임시 환승처를 원하면 6개월 짜리를, 최소한 내년 초까지는 대체 투자거리가 마땅치 않다면 1년 만기 짜리를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ELD는 연동지수의 등락 예측에 따라 보통 4~5가지 유형의 상품으로 출시된다. 그 유형은 ▦상승형 ▦하락형 ▦무제한 상승형 ▦박스형(양방향형) ▦개별주식연동형 등이다. 은행에 따라 이들 유형중 일부만을 내놓거나 혼합ㆍ응용해 새로운 유형의 상품을 내놓기도 한다. 이 가운데 상승형은 연동지수가 당초 은행이 제시한 상한선 이내에서 상승할 때 지수상승률의 일정 비율을 수익으로 주는 구조다. 이 형태의 ELD는 주가지수와 같은 연동지수가 안정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될 때 유리하다. 반면 지수 하락이 예상된다면 하락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하락형은 연동 지수가 은행이 제시한 하한선 이내로 떨어지면 수익을 주는 구조로 돼 있다. 만약 지수가 오를 지 내릴 지 방향성 조차 가늠하기 힘들다면 박스형을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박스형은 연동 지수가 오르락 내리락 하더라도 미리 정한 상한선과 하한선의 박스권 내에서 움직인다면 무조건 수익을 내는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승형이나 하락형, 박스형 상품의 변수는 일명 ‘녹아웃(knock-out)’규정이다. 이는 연동 지수의 상승률이 상한선이나 하한선을 넘어서 버릴 경우 ELD의 수익률을 지수에 연계시키지 않고 당초 약정한 일정 수익률로 고정하는 것을 의미하는 데 그 고정 수익률은 정기예금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빈번하다. 따라서 이런 유형의 ELD를 선택시에는 넉아웃시의 고정수익률이 어느 정도며 지수가 상ㆍ하한선을 벗어날 가능성이 없는지를 면밀히 분석한 뒤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비해 무제한 상승형은 넉아웃 규정을 없앤 것으로 지수상승률에 일정하게 비례해 수익률을 지급하는 구조다. 따라서 주가지수 등의 연동지수가 앞으로 급격히 크게 오를 것이라고 낙관한다면 이 유형을 택해도 좋다. 개별주식연동형은 주가지수와 같은 지수가 아닌 특정 종목 주식과 같은 개별투자상품 수익률에 연계해 운용되는 상품이다. ◇투자에 주의할 점은=ELD는 안정적인 상품이지만 지수가 연동되는 기초자산에 대한 연구 없이 묻지마 투자식으로 돈을 넣었다간 오히려 정기예금에 넣는 것만도 못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넉아웃 조항에 걸려 이 같은 낭패를 당한 투자자들의 사례도 자주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코스피200과 같은 주가지수가 아니라 금, 은, 유가 등의 국제 시세에 연동시킨 ELD상품들이 나오고 있는데 금 등은 안전자산이라는 통념과 달리 의외로 국제 시세의 변동성이 높으므로 해당 분야에 대해 사전공부와 투자자문 없이 종자돈을 예치했다가는 기대 이하의 수익률을 얻을 우려가 높다. ELD 투자시엔 고수익보다는 안정적 수익에 방점을 두는 것이 좋다. 일부 ELD의 경우 상품유형에 따라 연 20~30%선의 수익률을 내걸기도 하지만 그만큼 해당 수익률을 올릴 가능성이 낮은 경우가 많다. 투자전문가들은 특히 주가지수에 연계된 ELD라면 주식시장이 불안할 경우 기대수익률을 정기예금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잡고 그 같은 눈높이에 맞춘 상품 유형을 고르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조언한다. 물론 지수 전망에 자신이 있다면 그 이상의 수익률을 내는 유형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밖에도 만기 전에 환매시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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