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일 월드컵 '도약 한국'] 국내 자자체 속앓이

'월드컵 캠프' 유치 日금전공세"거참, 신경 쓰이네." 2002월드컵축구대회 한국조직위원회(KOWOC)가 일본 지방자치단체의 금전 공세 때문에 월드컵 본선 진출팀들의 준비캠프를 유치하는데 속앓이를 하고 있다. 27일 KOWOC에 따르면 최소한 경기 시작 한달 전부터 전지훈련을 하는 일부 본선 진출팀들이 거액을 제시하는 일본 지자체의 유혹으로 한국에 오기 전 일본에 준비캠프를 마련해 적응훈련을 한 뒤 한국으로 들어와 베이스캠프를 차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KOWOC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80여 지자체가 앞다퉈 월드컵 본선 진출팀의 준비캠프 유치에 나서고 있다"며 "이들이 각국 대표팀에다 엄청난 액수의 지원금을 내겠다고 덤벼드는 바람에 재정이 약한 팀들 중 적어도 5개팀 정도는 일본과 한국 양쪽에 캠프를 차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한 경우 일부 본선진출 대표팀들은 준비캠프의 도시를 선정하는데 따른 반대급부까지 공공연하게 요구할 정도. 일본의 지자체가 제시하는 수준까지는 아니라 해도 어느 정도의 뒷돈을 챙기겠다는 심사를 감추지 않고 있다. 실제로 성남시에 준비캠프를 차리기로 한 코스타리카는 일본 지자체의 물량 공세를 의식해 성남시에 70만 달러를 요구했다가 거절 당했다. 강원도 강릉지역에 준비캠프를 마련키로 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 25일까지 강릉시에 답변을 줄 것으로 기대됐으나 아직까지도 최종계약을 미루고 있다. 남아공이 유리한 조건을 내세운 일본 지자체 등과 협상을 벌이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는 대목이다. 최고 인기팀인 브라질은 일본의 한 지자체에 400만 달러를 요구하다 자국에서까지 비판 여론이 일자 결국 지난 19일 울산시와 준비캠프 협약을 체결했다. 일본에서 월드컵 준비캠프를 차리기로 한 월드컵 본선 진출팀은 현재 일본에서 본선 조별리그를 갖는 16개팀과 프랑스, 세네갈, 슬로베니아, 남아공, 코스타리카 등 한국에서 예선경기를 치르는 7개팀 등 모두 23개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컵 일본조직위(JAWOC)는 최근 "27일부터 이틀간 도쿄에서 열리는 월드컵 워크숍에 대한 사전준비 차원에서 32개 출전팀을 대상으로 기한을 설정해 통보토록 했으나 마감이후의 통보에 대해서도 융통성 있게 대처할 방침"이라며 준비 캠프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KOWOC의 한 관계자는 "재정이 약한 국내 지자체로서는 경제력이 월등한 일본 지자체처럼 웃돈을 들여 각국 대표팀들을 유치할 능력이 없는 상태"라며 "막상 막대한 돈을 들여 준비캠프를 유치한다 하더라도 경제적 실익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월드컵 취재팀 ■ 김형기팀장 kkim@sed.co.kr 이규진기자 sky@sed.co.kr 홍병문기자 goodlife@sed.co.kr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최원정기자 baobab@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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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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