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7월 30일] 가짜진짜와 콘텐츠

최근 중국에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 만난 여행가이드가 중국에는 ‘짝퉁’ 물건이 많은데 네 가지로 구분한다고 알려줬다. 진짜진짜, 가짜진짜, 진짜가짜, 가짜가짜로 구분한다는 것이다. 베이징올림픽을 개최하기에 앞서 중국 정부가 대대적으로 단속해 짝퉁 물건이 많이 줄기는 했으나 물건을 살 때는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진짜진짜 물건과 가짜가짜 물건은 어느 정도 쉽게 구분할 수 있으나 진짜가짜와 가짜진짜는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에 속아 넘어가기 쉽다. 진짜가짜는 진짜처럼 보이나 가짜로 값이 진짜에 비해 매우 싼 것이고, 가짜진짜는 가짜물건을 정교하게 만들어 진짜처럼 비싸게 파는 물건이다. 하기야 요즘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란 쉽지 않은 세상이다.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너무나 발전해 가짜를 진짜로 알고 속아 넘어가게 돼 있다. 특히 영화 제작에 소프트웨어기술을 많이 활용하는데 정교한 컴퓨터그래픽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매우 어렵다. 우리나라 컴퓨터그래픽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으며 실제로도 영화 제작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몇 해 전에 인기를 끌었던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영화에서 6ㆍ25전쟁 당시 수천명이 기차를 타고 피난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엑스트라 배우 수천명을 동원한 것이 아니라 컴퓨터그래픽으로 피난민을 만든 것이었다. 영화 관람객들은 엑스트라가 많이 동원된 것으로 알았을 것이나 실제는 가짜 피난민인 것이다. 또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에서는 주연을 맡은 엄정화가 전문 피아니스트처럼 피아노를 잘치는 장면이 나오는지만 실제는 전문 피아니스트가 치는 장면에서 얼굴을 컴퓨터그래픽을 이용, 엄정화로 바꿔놓은 것이다. 인기 영화 ‘괴물’도 상당 부분을 컴퓨터그래픽으로 처리했다. 앞으로 영화 콘텐츠에서 컴퓨터그래픽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 관람객들은 진짜보다는 가짜를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가상현실로 가게 되면 진짜와 가짜가 혼동된 세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요즘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케이블이 디지털화되고 인터넷TV(IPTV)가 도입되면서 콘텐츠를 실어나르는 통로가 확장됨과 함께 콘텐츠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앞으로 콘텐츠가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한 가짜진짜가 디지털 콘텐츠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가짜진짜 콘텐츠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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