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피해 최소화" 換市휴장 맞춰 공습

■ 세계경제 동향G7 공격 하루전 "시장 건전성 유지" 결의 8일 국제 금융시장은 전쟁이란 빅 이슈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조용했다. 이미 예고된 전쟁인데다 세계 각국 역시 후폭풍을 피하기 위한 시장개입 등 방어막을 어느 정도 쳐 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도쿄 금융시장이 체육의 날인 관계로 휴장하고 뉴욕 금융시장 역시 콜럼버스 데이를 맞아 채권시장ㆍ시카고상품거래소ㆍ은행 등이 영업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국제 금융시장의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요인이 됐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이 세계 경제 피해의 최소화를 겨냥해 디데이를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공격 개시 직전 시장 안전조치 강구 지난달 11일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테러공격 직후에는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모두 큰 폭의 변화를 보였다. 특히 많은 투자가들이 전통적으로 안전한 투자 수단인 금과 안전한 통화로 인식되고 있는 스위스 프랑화로 자금을 대거 이동시켰다. 그러나 이번 미국의 군사행동 직후에는 상당히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비록 세계 각국 증시가 전반적인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투매현상은 없었으며 달러화 가치 역시 당초의 우려 만큼 낙폭을 기록하지 않았다. 이처럼 국제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배경에는 미국의 공격 개시 직전 이뤄진 시장 안전조치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 서방선진 7개국(G7)은 공격 개시 하루 직전인 지난 6일 워싱턴에서 모임을 갖고 세계 경제 성장과 금융시장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적극 단행하기로 결의했다. 또한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5일 백악관에서 폴 오닐 재무 장관 등 경제 참모들이 배석한 가운데 600억달러 규모의 신규 감세를 통한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이 같은 일련의 조치들은 효과 여부를 떠나 미국을 비롯한 우방들이 공격 개시 직전 시장에 대한 안정조치 강구에 상당한 신경을 썼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 일본 및 유럽과의 정책공조 재현 양상 국제 금융시장이 9ㆍ11 테러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 중 하나는 각국간 정책공조였다. 이 같은 각국의 공조체제 구축은 이번 미국의 군사공격에도 재현되는 양상이다. 이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 비교적 견고한 흐름을 보였다. 물론 최대 이슬람 국가라는 악재로 인해 인도네시아의 루피화가 폭락하고 타이의 바트화 등 여타 국가의 통화는 약세를 보였지만 세계의 3대 기축통화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일본 정부는 엔 강세(달러화 급락)를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시장개입에 나선 다는 입장이어서 미국의 군사행동에도 불구하고 환율 급등락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물가 상승률이 안정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 전쟁에 따른 경기 후퇴를 최소화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 시장의 안정 여부는 전쟁 기간에 달려 이번 개전에도 불구하고 주가 및 달러화의 하락 폭이 제한적이고 채권가격 상승폭 역시 크지 않은 것에 대해 시장은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91년 걸프전 때처럼 주가가 오히려 상승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황을 '관망세'라는 말로 요약하고 있다. 일단 금융시장의 위기는 피했지만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이 어떻게 진전되느냐 또는 전쟁이 얼마나 갈 것이냐에 따라 시장은 다른 반응을 보일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도쿄 증시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보복전이 시작될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놀라운 일이 아니다"면서 "문제는 전쟁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전쟁기간이 중장기적 금융시장 안정여부를 결정짓는 관건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정구영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