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지하철…시민도 웃고 공사도 웃고
341만명 이용 16억손실불구 '이미지 제고'
기록적인 폭설이 서울과 경기지역을 강타한 15일 서울시와 철도청이 전격 실시한 지하철 공짜서비스에 시민들의 잔잔한 찬사가 모아지고 있다.
폭설이 계속된 이날 오후 4시30분. 간부회의를 주재하던 고 건(高 建) 서울시장은 눈발이 심상치 않자 정종환(鄭鍾煥) 철도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서울지하철 전 구간과 국철 구간을 오후6시부터 무료운행하자고 긴급 제안했다.
무료운행을 검토하고 있던 정 청장도 즉석에서 고 시장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곧바로 모든 역마다 무료운행 안내문이 걸렸다.
이날 오후 6시부터 '공짜지하철'에 몰린 승객은 모두 341만2,000여명. 평일보다 이용객이 절반은 더 많았다. 이에 따른 서울시와 철도청의 운임비용 부담은 16억5,100만원에 달하지만, 관계자들은 "이미지 쇄신에 큰 몫을 했다"며 싱글벙글이다.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한 한 시민들은 "오랜만에 공공기관이 시민들에게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을 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공짜 지하철'은 일부 구간 운행이 아예 중단되거나 시내 주요 역마다 열차 도착이 잇따라 지연되는 등 서비스는 불합격점이었다.
회사원 박모(32ㆍ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씨는 "열차가 20분 이상 오지 않고 거북이 운행을 해 평소 30분 거리를 가는 데 1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