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신한 사태 나고야 청문회] '재판 방불' 격론 벌어져

신한금융지주가 9일 일본 나고야 메리어트호텔에서 개최한 주주ㆍ사외이사 설명회에선 신상훈 지주 사장의 비리의혹 및 해임 문제를 놓고 배심원 재판을 방불케 하는 격론이 벌어졌다.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측은 고문변호사와 은행 감사까지 데리고 와 신 사장의 대출 관련 배임 및 고문료 횡령 혐의를 입증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감사는 각종 문서를 비롯한 방대한 자료를 가져와 무려 20분에 육박하는 브리핑을 실시하기도 했다. 신 사장은 데이터와 논리로 공세를 펴는 라 회장측에 대응해 감성적인 접근방식으로 본인 변론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사장은 상대방이 변호사까지 동원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오히려 단기필마로 설명회에 참석해 수세에 몰려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일부 주주들은 그에 대한 동정론을 내놓기도 했다. 회의 좌석 배치도 독특했다. 좌석은 전체적으로 왼쪽이 트인 역(易)‘ㄷ‘자 모양으로 배열됐는데 윗좌석 가운데에 라 회장이 앉았다. 양 옆으로 한발쯤 물러난 자리에 신 사장과 이 행장이 나란히 착석했으며 재일교포 출신 사외이사 4명과 현지 원로급 주주들은 나머지 자리에 앉은 것으로 전해졌다. 설명회는 원로주주들의 모임인 ‘간친회’ 회장이 모두 발언을 하면서 개시됐다. 이후 ‘라 회장→이 행장→신 사장→신한은행 감사→신한은행 고문변호사‘등의 순서로 약 2시간 가까이 발언이 이어진 뒤 주주 발언 시간이 배정됐다. 그러나 공식 주주 발언 시간이 시작되기 전부터 일부 주주들은 각자의 성향에 따라 신한지주 경영진을 큰 목소리로 성토, 설명회는 경영진간, 주주간 격론의 장이 돼 버렸다. 이에 따라 이번 신한 사태 의혹의 진실 여부를 떠나 신한지주 지배구조의 근간을 이루는 재일교포 주주들을 달래겠다던 경영진의 계획은 성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재일교포 주주들 사이에서도 성향에 따라 라 회장 지지측과 신 사장 지지측으로 편이 갈리는 조짐도 감지돼 자칫 경영진간 대립이 주주간 분란은 물론이고 재일교포 사회의 갈등으로까지 비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신한지주가 그동안 성공한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경영진과 주주들 사이에 투명경영에 대한 단단한 신뢰 관계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며 “경영진간 법정 다툼의 결과가 어찌됐던지 간에 교포주주들의 분열이 생긴다면 신한금융의 재기에는 큰 난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