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발(發) ‘부동산 버블 붕괴론’이 불거지면서 주요 건설주들이 지수 강세 속에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17일 건설업종지수는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 전날보다 0.93포인트(0.41%) 내린 223.82포인트로 마감했다. 장 중 한때 2.4%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최근 4일간 하락 폭은 22.25포인트(9.04%)에 이른다. 이날 태영 주가가 -4.76% 빠진 것을 비롯해 대림산업(-2.19%), 현대산업(-1.37%), GS건설(-1.38%), 풍림산업(-1.17%), 금호산업(-1.44%)이 하락했다. 반면 현대건설(0.55%), 대우건설(0.33%) 등은 소폭 상승했고 동부건설(3.38%), 코오롱건설(3.19%), 두산산업개발(1.97%) 등은 비교적 상승폭이 컸다. 나흘 만의 주가 반등에도 불구하고 건설주가 약세를 보인 것은 청와대를 비롯한 건교부, 재경부 등 정부 부처의 잇단 부동산 거품 경고 때문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경고 메시지가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청와대가 강남, 서초, 용인 등 7곳을 ‘버블 세븐’으로 지목하고 하반기부터 집 값 거품이 빠질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추병직 건교부 장관은 “서울 변두리와 지방 분양 시장에서 거품이 붕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재경부측도 이날 “부동산 버블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며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20~30% 내려갈 것”이라며 부동산 거품 붕괴론에 힘이 실어줬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정부의 잇단 집 값 하락 경고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지만 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조윤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거품이 붕괴한다는 발언에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며 “하지만 건설주에 대한 재평가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단기 하락한 이후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물경기 위축이 건설주 하락을 가져왔다는 분석도 나왔다. 조봉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경기와 건설 업종이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방 분양 시장 악화로 향후 수주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조사대상 64.6%가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면서 “브랜드와 마케팅 능력을 갖춘 대형 건설사와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업체를 중심으로 한 선별 투자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