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의 사설] 美공격서 명심해야 할 문제

미국과 중동의 동맹국에 대해 자칭 성전을 치르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은 이슬람 세계를 대표하지 않는다.오히려 빈 라덴의 테러 조직인 알 카에다는 이슬람 세계의 평와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다. 사실 알 카에다는 빈 라덴이 테러 대상으로 삼고 있는 서방보다 이슬람권에 더 크고 무서운 위협을 던져 주고 있다. 알 카에다의 목적은 테러리즘이라는 무기를 사용해 이슬람과 서방의 전면 대결 상황을 만들려는 데 있다. 이는 최근에 발표한 극단적인 성명서를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방과 이슬람 지도자 모두 현재의 테러 전쟁을 이슬람과 서방의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최근 56개국으로 구성된 이슬람협의체는 다행히 극단적인 테러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물론 참가국들마다 천양지차의 의견이 나왔지만 하나같이 이번 뉴욕과 워싱턴 테러를 맹비난했다. 그들은 이번 테러가 모든 종교와 인간의 도덕적 가치에 위배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성명서는 이번 테러를 알 카에다 조직의 소행이라고 밝히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빈 라덴과 밀접한 관계에 있었던 파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알 카에다와 이번 테러가 연계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일부 이슬람 국가들은 동의하지 않고 있다. 분명히 많은 이슬람 국가들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 왜냐하면 빈 라덴과 그의 측근들은 아랍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들 이슬람 국민이 느끼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분노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기구 의장이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을 지속하겠다고 밝히고 빈 라덴과 손을 잡으라는 제안을 계속해서 거부해야 하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슬람 국가들의 이번 성명서는 아마도 미국과 동맹국들이 현상황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인지 모른다. 이란 같은 일부 국가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공격을 분명히 비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슬람협의체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동맹국들이 명심해야 할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아프가니스탄 민간인들의 희생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사공격이 분명히 테러 목표에만 가해지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이라크와 같이 다른 이슬람 국가로 군사공격을 확대하는 것이다. 분명한 명분이나 증거 없이 이 같은 확전을 단행할 경우 이슬람 세계는 분열될 것이고 알 카에다를 분쇄하기 위한 국제 테러 공조는 끝장이 날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 10월11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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