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FRB "긴축전환은 아직…" 금리 동결할듯

[韓·美·中·日 중앙銀 정책운용 '엇갈린 행보'- 미국]<br>10%대 실업·물가상승률 낮아 "섣부른 출구전략땐 더블딥"<br>4분기 성장률 4%대로 예상 양적완화는 3월 종료 가능성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7일 금리정책을 결정하면서 아직은 긴축정책으로 전환하기에는 시기상조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에 이르는 실업률과 1%대의 낮은 물가상승률 등 미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금리인상을 서둘러 예고할 필요성이 없다는 게 FRB 내부의 기본적 인식이다. 또 중국이 조기 긴축 가능성을 시사하고 유럽과 일본 경제가 예상외로 부진하는 등 세계경제의 환경이 녹록하지 않은 점도 FRB가 금리를 동결한 채 관망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페드워처(FRB 분석가)들은 1월 정기 FOMC에서도 금리인상에 대한 어떠한 신호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상당 기간 초저금리를 지속할 것'이라는 정책성명서상의 문구를 수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표현의 수정은 금리정책의 긴축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물론 FRB는 이번 회의에서 경제활동 참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고용시장의 위축도 완화되고 있다는 사뭇 진전된 경제 인식과 전망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는 오는 29일 발표되는 지난해 4ㆍ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연율 기준 4%대로 예상돼 지난 2007년 12월 경기침체에 돌입한 후 가장 높은 성적표가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경기침체 후 처음으로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한 지난해 3ㆍ4분기(2.2%)의 2배 수준이다. 따라서 1조2,500억달러에 이르는 모기지채권 매입 등 양적완화 정책은 금융시장 안정에 충분한 효과를 거뒀기에 예정대로 3월 종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낙관론자들은 성장 및 고용지표가 조금씩 개선되면서 출구전략 동원이 머지않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월가에서는 상반기 중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없지는 않지만 아직까지 이런 분석은 소수에 그친다. 금리를 인상했을 때의 충격을 감당할 정도로 미국 경제가 탄탄대로에 올라서기까지는 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나이젤 골트 HIS 글로벌인사이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4ㆍ4분기 성장률 하나만으로 금리인상을 예고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FRB는 성장률보다 고용지표에 더 신경을 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FRB는 실업률이 피크를 친 후 6개월 뒤부터 금리를 인상했다. 대부분의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실업률이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진단하고 있다. 벤 버냉키 의장도 지난해 말 "경제는 조금씩 개선될 것이지만 고용회복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페드워처들은 FRB가 너무 일찍 금리를 인상해 초래될 경기 급락의 위험성보다는 인플레이션 등의 부작용이 뒤따르더라도 금리인상 시점을 가능한 한 늦추려 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미국 경제가 지난해 3ㆍ4분기부터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이런 성장은 재정투입과 FRB의 공격적 통화정책 덕분이지 민간의 자생적 성장엔진이 다시 돌아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출구로 나갈 경우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FRB가 도박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마크 잰디 무디스 이코노미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더블딥에 일단 빠지게 되면 경제를 바로 세우는 데 지금까지 투입한 것보다 더 많은 노력이 들 수 있다"면서 "정책당국자들은 이런 위험성을 잘 알고 있다"며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했다. 한편 이달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버냉키 의장의 재신임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번주 중으로 표결이 이뤄질 것이며 버냉키 의장은 초당적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밝혀 상원 인준안은 무난히 가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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