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D램값 하향조정 길어질듯

■ 세계 반도체시장 영향'암묵적 담합'시각에 삼성전자등 불똥튈까 촉각 D램업계의 반독점 경쟁행위에 대한 미국 법무부 조사는 일차적으로 미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겨누고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이후 D램 값이 업계의 '심리적 카르텔'에 의해 일정 부분 지탱돼온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ㆍ하이닉스반도체도 자유로울 수는 없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당장 D램 값의 하향 조정기간이 길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은 물론 월드컵 특수를 노리는 국내수출 전선에도 큰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 PC업체들의 불만이 도화선 이번 조사는 델 등 PC업체들의 의뢰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PC업체들은 하반기에도 IT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후식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PC업체의 상황이 얼마나 좋지 않은가를 나타내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PC업체는 올초부터 D램업체들의 행위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올초 1달러 남짓하던 128메가D램 고정거래값이 석달새 4달러 가까이 급상승했기 때문. 그러나 5월 들어 가격은 수직하강하기 시작했다. 하이닉스와 마이크론간 매각협상이 깨지자 마이크론이 재고물량을 마구 팔았다. 4달러 중반까지 치달았던 128메가D램 값은 5월 초 3달러선으로 내려앉더니 불과 보름새 2달러 초중반까지 곤두박질쳤다. 급기야 D램업체들이 가격 하락을 저지하기 위해 물량조절을 통한 공동전선에 나설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전혀 낭설"이라고 일축했지만 시장에서는 메이저 업체들이 '암묵적 카르텔'을 형성해 가격을 지탱하고 있다는 해석이 설득력 있게 유포됐다. 이를 뒷받침하듯 D램 값은 2달러대에서 지탱됐고 최근 현물시장에서는 강보합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 국내업체 영향은 이번 조사의 1차 대상은 마이크론이다. 그렇다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업체들이 조사대상에서 비켜갈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삼성과 하이닉스는 공식적으로는 "조사의뢰가 온 것이 없다"면서도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김일웅 삼성전자 D램 마케팅담당 상무는 "우월한 경쟁력을 지닌 삼성이 담합행위를 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도 직접 조사는 아니더라도 시장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협조(참고)조사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의 협상 당사자인 하이닉스의 경우 혐의 유무에 상관없이 직접 조사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진위파악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조사 여파로 메이저 반도체업체들이 하이닉스가 진행 중인 자산매각에서 한발 빼면서 매각작업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물론 업체들이 직접 조사를 받지 않으면 담합에 따른 세금부과 대상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D램 값이 상당 기간 약세국면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점이다.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이번 조사로 업체들이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된 점을 감안하면 추가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 늦어도 오는 8월 말이면 반등할 것이란 관측도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사 파장에 따라 D램 값이 자칫 3ㆍ4분기 말까지 약세 국면에 빠져들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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