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최태원회장 사법처리 불가피] 재벌 편법상속ㆍ증여등 새정부 단죄 엄해질듯

검찰이 최태원 SK(주)회장이 부당 내부거래에 개입한 증거를 확보함으로써 최 회장은 재벌총수라는 신분과 불투명한 경제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단 `배임죄`로 사법처리 될 확률이 커지고 있다. 그 동안 재벌들의 부당내부거래 등에 대해 과징금 부과 등에 그친 것에 비해서는 이례적인 일로 향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재벌들의 편법 상속ㆍ증여에 대한 단죄가 엄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 비밀보고서 어떤 내용= 검찰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 집무실 등에서 압수된 이 내부 비밀 보고서(그룹 구조본 작성)에는 최 회장이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에 직접 개입하거나 지시한 증거가 담겨져 있다. 핵심은 SK C&C를 통해 모회사인 SK(주)를 지배하던 최 회장이 지난해 4월 출자총액한도제도(순자산의 25%까지만 출자가능, 그 이상은 의결권 없음) 부활실시로 SK(주)에 대한 의결권 지분이 2% 이하로 하락, 그룹 지배권을 상실하게 되는 상황을 막자는 것. 이에 따라 그룹측은 지난해 3월 26일 최 회장의 확실한 지배 하에 있던 SK C&C가 갖고 있던 워커힐호텔(비상장사) 주식을 알토란 같은 SK㈜ 주식보다 2배나 값을 매겨 맞교환해 최 회장에게 800억여원의 부당이득과 확실한 그룹 지배권을 안겨줬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문건에는 특히 SK㈜ 주식의 가치가 워커힐 주식 가치보다 2배 정도 높다는 검찰의 분석과 비슷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최 회장의 그룹 지배권 장악과 관련, 3가지 방안이 담겨 있으나 두가지는 현실성이 없어 폐기하고 이번과 같은 주식 맞교환 방법을 썼다”고 설명했다. 한편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50억원 이상의 배임죄에 대해서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이 부과된다. ◇검찰, 최 회장 사법처리 불가피= 최 회장장은 이번에는 최악의 경우 구속까지도 감수해야 할 처지가 됐다. 보고서로 최 회장의 부당내부거래 개입 혐의가 입증된 데다 검찰이 최 회장의 개입에 관한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앞서 지난 94년 부인 노소영씨와 함께 외화 밀반출 혐의로, 95년 말 노태우 전 대통령 구속 사건때 검찰조사를 받은 바 있다. 반면 손길승 SK그룹 회장은 전경련 회장으로 최근 선임된 점이 감안돼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재벌수사 진의는= 한나라당이 정치적 의혹과 현대와의 형평성 문제를 잇따라 제기하고 있으나 현재로는 검찰이 대북 송금 수사 유보와 검찰개혁 목소리로 위축된 분위기를 돌파하자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추측된다. 물론 노무현 당선자측의 재벌개혁에 대한 의지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추론도 제기된다. 검찰은 이와 관련, SK 외에 비상장주식의 내부거래를 통해 부와 경영권을 이전한 삼성 등 다른 재벌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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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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