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주변4强 안보-이해관계 맞물려… 한국 '조정자' 역할 중요

[北 김정은 후계 공식화]<br>경제지원 받기 위해 대외 관계 유화무드 조성 전망<br>비핵화 전제로 새로운 대화 테이블 제안 가능성도<br>주변 4강 이해관계 첨예…한국 '조정자' 역할 중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김정은으로의 후계구도를 공식화함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상당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북한이 후계구도를 정리한 것은 지난해 말 화폐개혁의 후유증을 덜고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한 내부 체제정비 차원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이 같은 평양발 변화가 북한의 대외정책 기조의 전환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한 만큼 남북을 중심으로 한 미ㆍ중ㆍ일ㆍ러 등 주변국들의 움직임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일 간 영유권 분쟁과 미중 간 환율갈등 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한반도 정세는 지각변동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北, 6자회담 재개 견인 및 유화 무드 조성할 듯=북한은 일단 오는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목표로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큰 틀의 외교 게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 첫 단계로 북한은 6자회담 당사국을 대상으로 전방위 대화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북핵협상을 맡아온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을 내각 부총리에 임명하는 등 대미외교 라인 승진 인사를 단행한 것이 미국과의 양자 접촉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조치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부 체제결속과 대외관계 안정화를 기하고자 하는 북한의 태도 변화에 의해 6자회담 재개 흐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일정한 비핵화 조치를 전제로 새로운 틀의 대화 테이블을 제안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북한이 유화 무드를 조성하고 비핵화를 향해 전향적 제스처를 취할 경우 이미 에너지가 응축된 6자회담 재개 흐름은 급격히 물꼬를 틀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북한의 움직임에 화답할 가능성이 크고 이러한 흐름에 한ㆍ미ㆍ일이 응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에 의해서다. ◇주변 4강 역학관계 변화…한국 '조정자' 역할 중요=그러나 6자회담이 재개되더라도 다자 안보무대가 단순하게 정리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ㆍ미ㆍ일과 중러가 각각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안보 논리가 각국의 이해관계와 첨예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영토 문제 및 경제 현안과 관련해 미ㆍ중ㆍ일ㆍ러의 역학관계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우선 중국은 G2로서 국제사회 영향력을 확대하고 힘의 외교를 펼치며 미국과 세계 패권을 놓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에 의해 한때 소원했던 미일 동맹은 강화 조짐을 보이고 있고 아세안 국가들의 대중국 견제 심리로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는 주변 강국들의 외교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균형 외교를 펼치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6자회담 재개 흐름 속에서 한미 동맹은 물론 중국과의 관계 사이에서 이른바 '줄타기'를 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칙을 지키면서도 유연한 외교를 통해 동북아 패권 다툼 속에서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달 베트남에서 열리는 제13차 아세안+3(한ㆍ중ㆍ일) 정상회의와 11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 굵직한 외교 일정을 정부가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외교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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