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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이명박 'BBK 파고' 넘어가나
입력2007.11.21 17:08:33
수정
2007.11.21 17:08:33
김경준씨 귀국 닷새 지났지만 지지율에는 큰 영향 없어<br>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8~45%선 유지<br>이면계약서 제시못해·당지도부 "역시 헛방" 안도<br>李후보 도덕성 검증 '올인' 범여권 전략 수정 예상
|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21일 한나라당 창당 10주년 기념식에 참석, 당 홍보영상물을 보며 웃고 있다. /오대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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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이번 대선의 마지막 관문이라는 ‘BBK 파고’를 무사히 넘어가고 있는 것일까.
BBK사건의 핵심 인물이자 이번 대선의 뇌관으로 불린 김경준씨가 귀국한 지가 21일로 닷새가 지났지만 이 후보 지지율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날 김씨 측이 이 후보의 연루 의혹을 증명할 이면계약서를 제시하지 못해 이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결정적 증거 없다=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38~45%선으로 14~18%를 얻고 있는 정동영ㆍ이회창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다. 당초 BBK사건이 터지면 이 후보가 ‘한방에 날아간다’는 여권의 예측이 빗나가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미 지난 8월 당 후보 경선에서 이 후보의 BBK사건 연루 의혹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여 ‘예방주사’를 맞았다. 이 때문에 김경준씨 송환 후 이 후보의 연루 의혹을 간명하게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나올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김씨 측은 이날 예상과 달리 이면계약서를 공개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역시 헛방이었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이날 한나라당 창당 10주년 기념식에서 “(김경준 측 기자회견을) 안 봤다. 그런 거 볼 시간이 있느냐”고 반문하고 “진실과 정의가 살아 숨 쉴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경준 블랙홀에 범여권 후보 ‘실종’=여의도 정치권에서는 “대선 구도가 2강2중”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돌아다닐 정도다. 여기서 ‘2강’이란 이 후보와 김경준씨, ‘2중’은 이회창ㆍ정동영 후보를 뜻한다. 여론의 관심이 온통 이 후보 검증 공방과 김씨에게 집중되고 있어 정 후보 측은 지지율 제고에 애를 먹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양당의 정책 대결은 공염불이 됐다.
이 후보의 도덕성 검증에 ‘올인’하다시피 한 범여권의 전략이 자승자박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 후보의 ‘범죄’를 입증할 뚜렷한 물증이 나오지 않을 경우 대권을 내줄 수밖에 없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범여권이 사기꾼 한사람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폭탄을 한나라당에 던지려 하는데 자기 진영에서 터지는 오발탄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검찰 변수 남아 있나=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물리적 수사기간 등을 이유로 후보등록기간(25~26일) 전 중간수사결과 발표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찰이 오는 12월 초 이 후보의 연루 가능성을 발표하면 대선 판세가 다시 소용돌이칠 가능성이 있다. 최재성 신당 의원은 “가족의 증언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밝혀진 근거만으로도 검찰이 충분히 진실 규명을 할 수 있다”며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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