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대만ㆍ일본 등 경쟁국은 물론 유럽에 비해서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물가지표인 소비자물가보다 체감물가(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이 더 높아 실질구매력이 감소하고 나아가 내수위축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27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들어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3.1%, 2월 3.3%, 3월 3.1% 등으로 월평균 3.2%를 기록했다. 반면 대만의 경우 1월 0.5%, 2월 1.9%, 3월 2.3%로 우리나라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고 일본도 1월 -0.1%, 2월 -0.3% 등으로 오히려 물가가 떨어졌다. 9%대의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 역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에 불과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월 3.0%, 2월 3.0% 상승하는 데 그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체감물가 왜 오르는가’라는 보고서에서 고유가로 인한 물가상승이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생활물가지수에 더 큰 충격을 주고 그 기간도 장기간 지속된다고 진단했다.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인상시점으로부터 4개월 후 체감물가에 근접한 생활물가지수는 0.28%포인트 오르는 반면 소비자물가지수는 0.13%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쳐 체감물가가 유가인상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것.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본부장은 “체감물가 상승이 소비자들의 구매력 증대를 막고 있다”며 “정부가 체감물가 아닌 지수물가만을 감안해 물가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내수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