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에 따라 지난 한해 은행들이 건설업과 서비스업에 대한 대출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계대출은 꾸준히 취급해 은행 전체 대출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했다. 은행들의 보신주의 대출성향이 침체경기 상황 속에서 더욱 심해진 셈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4년 예금은행의 산업대출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건설업에 대한 예금은행의 대출금 잔액은 모두 21조6,84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7.6% 감소했다.
건설업 대출잔액은 지난 2002년 한해 5조963억원 증가해 전년 말 대비 증가율이 36.4%에 이르렀으나 2003년에는 증가율이 22.8%로 둔화됐으며 지난해는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3년 만에 다시 감소세를 기록했다. 경기부진 속에 은행들이 자산건전성 악화를 우려, 건설업에 대한 여신심사를 강화한 데 따른 것이다.
제조업에 대한 대출은 지난해 말 현재 112조4,20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4.1%증가했다. 서비스업 대출도 지난해 5조3,587억원 늘었으나 이는 2003년의 대출증가액 25조6,017억원의 20.0%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지난해 말 현재 예금은행의 산업대출금 잔액은 289조3,288억원으로 4조8,249억원(1.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산업대출금이 예금은행의 전체 여신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52.9%에서 지난해 51.1%로 1.8%포인트 축소됐다.
반면 가계대출금은 지난해 22조5,696억원 증가, 전년 말 대비 증가율이 8.9%에 달했으며 대출금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8.9%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