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SK㈜ 주총을 앞두고 SK와 소버린자산운용간 전면전이 한국 재계와 외국인간 대립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6일 소버린측 SK㈜ 추천 이사후보 5명은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SK 주총에서 외국인 지분(43.96%) 대다수는 소버린을 지지할 것이 확실하다”면서 “외국인의 의결권 행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워싱턴의 ISS가 소버린 제안에 동의를 권유했다”고 밝혔다.
이사후보 중 한명인 김준기 연세대 교수는 “이사후보 전원이 외국인 투자자 수십명을 10여 차례 이상 만났다”면서 “외국인은 최태원 회장측을 지지하는 국내 기관 및 금융권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말했다. 소버린측 후보들은 주총에서 선임되면 임기가 1년 남은 최 회장의 대표이사 재선임만은 막아 그의 영향력을 최대한 줄일 계획이다.
반면 외국인에 비해 지분율이 약간 낮은 국내기업 및 기관(42.3%)은 잇달아 SK의 지배구조개선 방안 등을 지지하며 소버린의 최 회장의 퇴진요구는 사실상 `적대적 M&A`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라는 반응이다. 계열사가 약 0.8%의 SK㈜ 지분을 보유한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소버린 등 외국인이 경영에 깊숙이 개입하려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SK 경영권 방어를 도울 뜻을 분명히 했으며 팬택&큐리텔 등 국내기업들도 소버린의 경영권 장악에 제동을 걸 방침이다.
하나ㆍ신한ㆍ산업은행 등은 SK 백기사를 자처하고 있으며 최근엔 한국ㆍ우리ㆍLG투신용 등 국내 주요기관들도 SK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처럼 한국 재계와 외국인의 첨예한 대립은 SK㈜ 주총 후 상당한 휴유증을 남길 뿐 아니라 오히려 양측 갈등의 골도 깊어질 전망이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SK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 SK그룹은 물론 경제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주총에서 어느쪽이 이기든 양측간 불신은 가중될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명약관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메릴린치증권은 SK 주총에서 국내법인과 외국인이 첨예하게 맞선 가운데 개인 주주지지에서 우세를 확보한 SK가 소버린을 `약 51:49(투표율 100% 가정)`로 승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지분이 최근 55%를 넘어서 소버린이 주총 후 최 회장 축출을 위한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