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볼리비아와 리튬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은 한 편의 역전 드라마와 같다.
주요 국가들이 볼리비아에 탄산리튬을 제조하는 기술 연구결과 보고서를 제출한 시기는 각각 지난 2009년 8월(일본), 2010년 4월(프랑스), 2010년 7월(중국), 2010년 8월(한국) 등으로 대부분 2~3년 전부터 착실히 준비해왔지만 우리는 지난해 8월 MOU를 체결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그나마 2월에 연구를 위한 염수 300리터를 공급받았던 것이 컸으며 5월 1,500리터 등 총 1만5,000리터의 염수를 제공받았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형이 몇 차례 방문하고 해서 한번 해보라는 식으로 제공한 것이었는데 우리가 훌륭한 성과를 이뤄내 반전을 이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쟁 국가와 차별화된 것은 탄산 리튬을 증발하지 않고 전기 분해해서 뽑아낸 기술. 특히 우리는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마그네슘과 칼륨을 불순물이 아닌 부산물로 보고 경제성 있게 적용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볼리비아와의 협력에는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자원개발 특사’ 역할도 한몫했다. 이 의원은 지난 25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만찬에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에게 리튬 전지가 들어간 디지털카메라와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선물로 전달했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을 상징하면서도 볼리비아가 보유하고 있는 리튬전지를 사용하는 제품을 통해 양국 간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를 전달한 것이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방한이 성사되는 과정에서도 이 의원의 역할이 컸다. 이 의원은 동생인 이명박 대통령의 에너지 협력 특사 자격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세 차례나 볼리비아를 방문했다. 그는 특유의 친화력과 진정성으로 모랄레스 대통령의 신뢰를 끌어냈다는 후문이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방한은 아시아 국가로는 첫 해외 국가 방문이다.
자원개발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랄레스 대통령이 한국만 방문하게 되면서 일본ㆍ중국의 분위기가 아주 냉랭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자원개발 특사의 가교역할과 진정성을 갖춘 한국의 경제개발 협력 전략으로 볼리비아의 문이 서서히 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