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APEC] 시민단체들 "와이브로 매력 '글쎄?'"

KT가 14일 부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에서 세계에 첫 선을 보인 휴대인터넷 '와이브로'를 놓고 시민 단체들은 "와이브로가 기존 무선인터넷의 '확장판'인 만큼 새로운 소비자 수요 창출은 불투명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KT는 이날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APEC 와이브로 시연 개통식'을 열고 와이브로를 이용한 CNN, 아리랑 등 실시간 뉴스 시청, 해운대 와이브로 체험버스와의 다자간 영상통화 등을 직접 시연했다. 행사에는 APEC 참가자와 일본 NTT도코모 등 세계적인 IT(정보기술) 기업 관계자등 300여명이 참석, 한국이 3.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로 분류되는 휴대인터넷 시대를 선도할 수 있을지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다자간 영상통화의 경우 행사장 내부와 시속 70㎞로 달리는 차량, 벡스코미디어센터 등 모두 4곳을 동시에 연결해 화상통화를 시연하는 데 성공,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축사에서 "와이브로가 오는 12월께 국제 기술표준으로 공식 채택될 것"이라며 "이 경우 와이브로가 고유한 표준이 돼 한국의 앞선 기술경쟁력을 선보이고 관련 시장 선점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언론사 30여곳을 포함해 로이터, 니혼게이자이 등 외신 기자들의 취재 열기도 달아올라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이어지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 참석한 시민단체들은 "순수 국산기술인 와이브로가 APEC을앞두고 세계를 상대로 첫 시연을 하게 돼 IT 강국의 면모를 높였다"면서도 "반면 실제로 소비자들로부터 새로운 수요나 구매욕구를 창출할 만한 서비스가 될지 여부는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를 지켜본 녹색소비자연대 전응휘 정책위원은 "와이브로는 기존 무선인터넷의 '확장판'에 해당한다"며 "그러나 국내의 경우 기존 유선 초고속인터넷이촘촘하게 그물망처럼 깔려 있어 와이브로의 매력이 크게 돋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전 위원은 "휴대전화 무선모뎀을 이용해 이미 달리는 기차에서 인터넷을 즐기고있는 상황"이라며 "와이브로의 의미를 이동성보다 데이터 용량 증대에 두기 위해서는 우선 영화, 음악 등 네트워크에 실어 나를 콘텐츠 확보를 강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YMCA 김종남 간사도 "와이브로를 접한 소비자가 흥미를 갖거나 필요성을 느껴직접 구매로까지 연결될 만한 서비스인지에 대해 수요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김 간사는 "와이브로가 기존 무선인터넷의 연장선상에 있는 만큼 (행사에서) 그다지 새롭거나 혁신적인 기술은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서울YMCA 김희경 간사도 시연 소감을 묻자 "국내에는 기존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충분히 다양하게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와이브로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는 것은 적정 수요에 비해 공급을 지나치게 늘려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이 될 뿐"이라고 우려했다. 이들 시민단체는 KT가 와이브로의 새로운 소비자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확보 및 해외 시장에서 지속적인 틈새시장 발굴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