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로열티 바가지 논란을 불러 일으킨 한국썬마이크로씨스템스가 “KTF 등 이동통신사에 대해 우리는 ‘갑’이 아닌 ‘을’(통상 사업관계에서 약자를 지칭)의 입장에 있다”며 일방적인 로열티 인상 요구설을 일축했다.
휴대폰에서 PC 운영체제(OS)인 윈도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위피’(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의 핵심기술 자바를 이동통신사들에 독점 공급하고 있는 한국썬은 최근 KTF와의 재계약 과정에서 로열티를 2배로 올리는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져 정부의 ‘위피’ 의무화 정책까지 비판의 도마에 올라 있다.
한국썬은 지난달 29일 KTF에 자바 로열티를 2배로 올리겠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진상을 조사한 결과 로열티 인상 요구는 결코 없었다” 며 “기본적으로 이동통신사가 ‘갑’이고 썬은 ‘을’의 위치에 있어 2배든 1.5배든 인상을 강요할 처지가 아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한국썬은 이를 이틀간 내부 조사 및 협의를 거쳐 나온 공식 입장이라며 다만 협상이 진행중이어서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국썬 관계자는 “이통사 자체가 거대 고객인데다 모그룹들(KT, SK, LG) 역시 엄청난 힘을 가진 고객들” 이라며 “일방적인 요구를 할 처지도 아니지만 그렇게 하면 한국에서 사업 전체가 어려움에 빠진다”고 썬이 국내에서 직면해 있는 사업현실을 전했다.
한국썬은 또 KTF와의 재계약 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바꾸는 문제 역시 “썬의 ‘요구사항’이 아니며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된 조항” 이라며 “오히려 썬은 현행 3년의 계약기간을 그대로 유지하면 더 좋다”고 했다. 한국썬 관계자는 “자바가 탑재되는 ‘위피’가 한국에서 의무화돼 안정적인 로열티 수입을 얻게 됐지만 일부에서 얘기하는 ‘100억원 육박’은 크게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