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 조선수주 한국 추월

지난달 140만CGT…전세계 발주량의 절반 달해<br>"추격속도 예상보다 빨라" 국내 조선업계 긴장감


중국 조선업계가 올 들어 선박 수주량에서 한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해 국내외 조선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연초 한달 실적만으로 세계 선박시장의 판도를 가늠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중국의 추격이 예상보다 빨라 자칫하면 수년 안에 시장의 주도권을 뺏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감추지 않고 있다. 22일 해운ㆍ시황 전문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 1월 6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의 선박을 수주하는 데 그친 반면 중국은 140만CGT를 수주해 한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에 등극했다. 중국의 수주물량은 전세계 발주량 280만CGT의 절반에 이른다. 1월 수주량만 놓고 한ㆍ중ㆍ일 3개국을 비교하면 2004년에는 한국이 200만CGT로 중국 40만CGT의 5배, 일본 60만CGT의 3배를 웃돌 정도로 독주했다. 2005년에도 한국 150만CGT, 중국ㆍ일본 각각 60만CGT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한국과 중국 모두 70만CGT, 일본 30만CGT로 한국과 중국의 격차가 급격하게 줄었다. 중국 조선업계의 빠른 성장세를 감안하더라도 추격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비록 1개월이라는 단기간의 실적에 불과하지만 중국 조선업계가 한국의 2배 규모로 수주했다는 사실은 최근 중국의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이 같은 급속 성장은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한 조선산업 경쟁력 키우기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경우 양대 조선그룹인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CSSC)와 중국선박중공집단공사(CSIC)가 각각 북부와 남부 조선소들을 관할하면서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해온데다 연합ㆍ합병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존의 낙후된 생산시설을 퇴출시키는 등 ‘규모의 경제’를 꾀했다. 특히 최근에는 ‘선박생산 조건에 관한 기본요구’라는 선박건조기업의 통일 규범을 마련하는 등 업계 표준을 제시해 선박 건조품질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실력에선 아직도 ‘부동의 1위=한국’이라는 등식이 흔들리지 않는다. 1월 말 현재 수주잔량을 보면 한국은 4,310만CGT로 중국의 2,830만CGT를 크게 압도하고 있다. 지난달 건조량도 한국이 60만CGT를 기록한 데 비해 중국은 20만CGT에 머물렀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는 2005년부터 3년치 일감을 확보해뒀기 때문에 지난해와 올해 1월 수주물량이 예년보다 작았다”면서 “중국은 올 들어 중ㆍ소형 선박을 중심으로 한 자국 수주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지난달 중국은 한국 조선업체들이 외면하고 있는 벌크선에 대한 수주가 많았다”면서 “중국의 이 같은 단기 수주급등이 수개월 동안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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