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重, 현대오일뱅크 인수 '승부수'

한라, 만도 인수이어 현대重은 "현대오일뱅크 매입" 공식화<br>"옛 계열사 모두 되찾겠다" 현대건설 인수전도 참여 가능성


현대重, 현대오일뱅크 인수 '승부수' 대주주 IPIC 지분 70% 전량 매입권리 행사 통지법적분쟁 중재도 신청… '汎현대가' 재건 강한 의지 박태준기자 june@sed.co.kr 맹준호기자 next@sed.co.kr 현대중공업이 현대오일뱅크 인수에 대한 의지를 공식화하며 '대주주 지분 전량 인수'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현대중공업은 25일 이사회를 열어 아랍에미리트(UAE)계 석유회사인 IPIC가 보유한 현대오일뱅크 지분 70%(1억7,155만주) 전량에 대해 주식매입권리(Deemed Offer)를 행사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통지했다고 밝혔다. IPIC는 지난해 현대오일뱅크 지분 50%를 경영권과 함께 팔기로 결정하고 매각 절차를 진행해왔으며 IPIC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현대중공업과는 마찰을 빚어왔다. 현대중공업은 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현대오일뱅크 지분 50%가 아닌 전량을 사겠다고 선언한 셈이며 이날 곧바로 싱가포르에 있는 국제중재재판소에 법적 분쟁 중재를 신청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이번 결정에 대해 "현대오일뱅크 대주주인 IPIC가 현대중공업 등 옛 현대계열 주주들과 체결한 주주 간 계약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면서 "이미 통지된 주식매입권리는 취소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현대중공업의 전격적인 움직임은 현대오일뱅크가 GS칼텍스, 호남석유화학, STX, 미국계 코노코필립스 등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의 손에 넘어가는 일을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우선매수권'에 대한 법적인 해석에 대해 IPIC와 현대중공업이 큰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고 이는 결국 법적인 분쟁을 통해서만 결론이 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IPIC는 공개입찰을 통해 최고 입찰가를 제시한 기업의 인수 희망가를 우선매수권을 가진 현대중공업에 알린 뒤 매각 절차를 진행하면 그만이라는 입장이지만 현대중공업은 "우선매수권자를 제외한 매각 절차 진행 자체가 무효"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이미 지난해 12월 IPIC 측에 법적 이의제기 가능성을 통보하며 법적 대응을 시작했으며 지난 21일에는 현대오일뱅크 인수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GS칼텍스를 비롯, GS홀딩스ㆍGS건설 등에 대해 현대오일뱅크 주식매수 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냈다. GS칼텍스의 한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 인수전과 관련, "GS칼텍스와 IPIC의 협상이 최근 어떻게 진행돼왔는지 알지 못한다"면서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이처럼 분명한 입장을 밝힌 이상 공은 현대중공업과 IPIC에 모두 넘어갔으며 이들의 분쟁이 정리돼야 인수에 대한 얘기가 다시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중공업이 이처럼 현대오일뱅크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은 범(凡)현대가를 재건하겠다는 의지가 바탕에 깔려 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이 풍부한 자금력을 앞세워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온 현대오일뱅크와 현대건설을 인수, 옛 현대그룹을 재건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IPIC는 1999년 5억달러를 투자해 당시 현대정유 지분 50%를 확보했으며 2006년에는 콜옵션을 행사해 현대중공업이 보유하던 지분 20%를 주당 4,500원에 인수했었다. IPIC는 지난해 '의미 있는 소수지분만 보유한다'는 방침 아래 현대오일뱅크 지분 50% 매각을 추진해왔으며 별도의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약 9,000억원선을 인수자들에게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 주식의 가치를 주당 1만원선으로 보고 있으며 지분의 절반은 약 1조2,000억원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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