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법연수생 취업한파 졸업 기쁨보다 한숨만

“금융감독원에 지원했어요. 월말에 합격자를 발표한다는 데 어떻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16일 사법연수원 수료식을 가진 C씨는 실물경제를 경험하기 위해 적은 보수에도 불구하고 정부기관에 지원했는데 자기와 같은 사람이 많다는 데 놀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법시험 합격이 미래를 보장한다는 `상식`은 이미 옛말이 됐다. 금융감독원에 지원한 연수원 수료생은 100명. 하지만 금감원은 5명만 원한다. 사법연수원은 16일 오후 2시 경기도 일산 연수원 대강당에서 최종영 대법원장과 박재승 대한변협회장 등 법조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법연수원 제33기 966명의 수료식을 가졌다. 연수원 33기는 사법시험 합격자 1,000명 시대의 첫 수료생이다. 이날 최종영 대법원장은 치사를 통해 “법조인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고 법률시장 개방도 임박했다”며 “전통적인 업무영역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를 내다보고 새로운 활동영역을 적극 개척해야 한다.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힘도 길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 대법원장의 치사처럼 수료생들은 점점 치열한 경쟁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사법연수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재 수료인원 966명 중 군입대 예정자를 뺀 취업대상 인원 820명 중 236명이 아직 `실업자`다. 취업 확정자는 법원이 115명, 검찰이 80명이며 변호사 344명, 기타 직종에서 45명이다. 기업 등 사회 각 분야에서 법률수요가 늘고 있지만 `기타 직종`으로 진출한 수료생은 2003년(32기) 54명, 2002년(31기) 55명에 비해 오히려 줄고 있다. 변호사외 직종으로의 취업이 확정된 45명 가운데서는 삼성그룹이 5명으로 기업 중 최다의 인원을 채용했으며 이외에 LG그룹 2명, 코스닥시장ㆍ휴먼터치ㆍKTFㆍ다음커뮤니케이션이 각각 1명씩을 채용했다. 이외에 경찰청 8명, 헌법재판소ㆍ국회사무처ㆍ조달청 각 2명, 시민단체인 아름다운재단 4명, 민주노총ㆍ금속노련에 각 3명씩 들어갔다. 45명에 더해 2월까지 대한법률구조공단이 9명, 금감원이 5명, 감사원ㆍ법무부가 각 2명을 받아들이기로 예정돼 있다. 한편 이날 수료한 여성 연수생은 168명으로 지난해 151명보다 숫자는 조금 늘어났지만 비율상으로는 17.4%로 1.5%포인트가 줄었다. 115명이 임용 예정인 판사 중 51명, 80명이 임용예정인 검사 중 24명을 여성이 차지, 전체 여성 연수생의 판ㆍ검사 임용비율은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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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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