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企ㆍ벤처 CB 기피증 확산

부담가중 우려 조기상환·발행취소 잇달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금리가 하향안정세를 지속함에 따라 중소ㆍ벤처기업들이 이미 발행했던 전환사채(CB)를 조기 상환하거나 발행계획을 아예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등 CB 기피증이 확산되고 있다. 3일 중소ㆍ벤처업계에 따르면 CB를 발행했거나 계획을 세우고 있던 기업들이 주식에 대한 물량 부담 우려와 금리 역마진 부담을 피하기 위해 상당수 조기상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식시장과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수자측에서도 대부분 1년후 바로 상환을 요구하고 있어 CB의 조기상환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초에 25억원 가량의 CB를 발행했던 3R의 경우 이미 15억원을 상환했고 나머지 10억원도 조만간 전액 상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행사가격이 4만 5,000원으로 현재 주가에 비해 3배나 높아 주식전환 가능성이 거의 없고 인수자측이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시중금리보다 훨씬 높은 7%의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이를 미리 방지해 보자는 의미다. 기라정보통신도 지난 5월 발행한 1,000만달러 규모의 해외CB를 풋옵션이 행사되기 전인 1년 이내에 상환할 계획이며 이지디지탈 역시 코스닥 등록에 따른 물량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미 발행했던 CB 상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케이디이컴의 경우에는 지난해 발행한 CB에 대해 인수자측에서 조기상환 요청을 해 이미 1,200만달러를 상환하고 310만 달러 정도만 남은 상태. 하지만 이것도 만기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남에 있는 코스닥 등록회사인 S사는 올초 전환사채 발행계획을 세웠다가 아예 취소한 케이스. 금리부담도 문제지만 물량 부담으로 이회사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CB를 발행하겠다고 하는 업체도 최근 들어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한관계자는 "자금을 확보해도 쓸 데가 없는 판에 CB는 발행해서 무엇하겠는가"라고 반문하고 "이자도 지급해야 하고 나중에는 주가하락을 가져올 지도 모르기 때문에 대부분 발행을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벤처투자회사에서 전환사채 발행 세일즈에 나서기도 한다. M사는 최근 인터넷 사이트에 "표면이율 8%, 보장수익률 10%, 투자금액 20억 내외에서 기보보증이나 담보가치 있는 전환사채 발행회사를 찾는다"는 공고를 냈다. 물론 여기에는 발행에 참여하는 벤처기업에 대해서는 경영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부가서비스도 포함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금확보를 위해 열풍처럼 CB발행이 시도됐지만 결과적으로 이것이 기업을 옥죄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금리하락세가 지속되는 한 이러한 CB기피경향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영규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