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로찾는 금융권] 미운 오리 새끼 종금社 투자은행 변신 '부푼 꿈'
'투자은행으로 변신해 금융계의 다크호스로 떠 오른다.'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졌던 종금사가 부활을 꿈꾸고 있다. 1975년 외자유치의 첨병으로, 선진금융기법의 총아(寵兒)로 인정받으며 100조원의 자금을 굴려 국내 산업을 이끌던 종금사는 외환위기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쇄락의 길을 걸어왔다.
종금사들은 그러나 올해를 기점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대형 민영종금사와 국영종금사의 탄생= 오는 4월이 되면 동양종금과 현대종금이 합한 동양현대종금과 한스ㆍ한국ㆍ중앙ㆍ영남 등 4개 종금사가 하나로 뭉친 하나로종금이 국영 보험사로 새롭게 영업을 시작하면서 두 개의 대형 종금사가 탄생하게 된다.
지난 9일 합병식을 가진 동양과 현대종금은 합병 후 6개 점포를 거느린 대형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또 현재 영업정지중인 리젠트종금과의 합병 가능성도 점쳐지는 등 앞으로 민영 종금사의 맏형으로서 중심 역할을 맏게 됐다. 동시에 동양현대종금의 탄생은 부실 업종이란 낙인이 찍힌 종금업계의 이미지 변신을 가능하게 한다.
합병 종금사의 총자산은 2조7,631억원, 자본금 3,310억원에 총수신은 2조8,999억원이 된다.
점포도 서울 3개, 지방 3개. 합병사의 대주주는 동양그룹(35%)과 현대중공업(15%)으로 명성과 자본력을 모두 갖춰 영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종금사는 또 합병이 마무리된 만큼 향후 리젠트종금과의 합병도 검토할 계획이다.
박중진 동양종금 사장은 "두 회사의 합병이 끝난 후 시너지 효과 등을 위해 대형화가 필요하다면 추가 합병도 검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금감원도 합병사가 리젠트종금을 인수하는 방안에 대해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한스ㆍ한국ㆍ중앙ㆍ영남 등 4개 종금사가 합쳐진 하나로종금이 합병 작업을 마무리짓고 늦어도 4월부터는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국영 보험사의 잇점을 살린 공격적인 영업력으로 시장을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은행으로 변신을 꿈꾼다= 동양현대종금과 하나로종금 외에 한불과 금호종금도 올해 활발한 영업을 계획하고 있다. 종금사들은 모두 정부의 지원정책에 따라 투자은행으로의 변신을 구상하고 있다.
동양종금은 기존의 예금대출업무를 기반으로 유가증권 인수업무와 기업공개업무ㆍ기업 인수합병(M&A)ㆍ기업구조조정 업무ㆍ자산운용업무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동양종금 관계자는 "정부가 종금사간 자율합병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앞으로 지점 개설 등의 지원책을 기대한다"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또 프랑스의 소시에테 제너럴이 대주주인 한불종금도 지난해는 구조조정의 한파를 피해 소극적 영업으로 일관해 왔으나 올해부터는 투자은행으로 방향을 선회해 적극적인 영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호종금은 외자유치를 통해 독자생존하며 투자은행을 계획하고 있다. 리젠트종금의 향방은 미지수지만 현재는 자본확충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자본확충에 성공해 유동성위기를 넘기더라도 독자생존 보다는 동양종금에 추가합병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우승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