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엉터리 대진'에 당했다

조 1·2위끼리 준결승… 한국, 日에 3연승 부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 진출이 좌절된 한국으로서는 같은 조 1ㆍ2위끼리 준결승을 펼치는 ‘엉터리 대진’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미 두번이나 맞붙은 일본과 준결승에서 세번째로 만나게 된 한국은 심리적으로나 확률적으로나 부담스러운 입장이었다. ‘보너스 게임’이나 마찬가지였던 일본과는 입장이 극명히 달랐고 같은 팀에 3연승을 거두기란 어떤 종목, 어떤 리그에서도 쉬운 일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나 해외 언론들은 19일(한국시간) ‘마법의 카펫을 타고 6전 전승으로 쾌속 순항하던 한국이 3승3패(19일 경기 제외)에 그친 일본에 막혀 갑자기 땅에 내려앉았다’고 전했다. 이승엽도 “6승1패를 거뒀으나 룰이 잘못돼 탈락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불합리한 대진은 전력소모 없이 결승에 오른 뒤 도미니카공화국이나 쿠바와 결승에서나 맞붙어 흥행대박을 터뜨리겠다는 주최국 미국의 ‘속 보이는 꼼수’에서 나왔다. 미국은 껄끄러웠던 도미니카 등 중남미 국가를 한 줄기에 몰아넣고 만만해 보였던 한국, 일본, 멕시코를 다른 줄기에 편성하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계산했던 것. 그러나 잇단 편파판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8강에서 보기 좋게 나가 떨어져 제 꾀에 스스로 당한 꼴이 됐다. 한국도 엉터리 대진의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결승 진출국 일본에는 메이저리거가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와 오스카 아키노리(텍사스 레인저스) 등 2명 뿐이고 쿠바에는 전무해 메이저리그를 널리 알리려던 미국으로서는 제 꾀에 ‘게도 구럭도 다 잃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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